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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반주 합창음악의 정석(定石)과 훌륭한 교훈(敎訓)
["슈투트가르트 챔버콰이어" 내한 연주회를 듣고 ]
작성 : musicnews24   2015-06-16 15:03    조회 : 401    추천 : 0   

무반주 합창음악의 정석(定石)과 훌륭한 교훈(敎訓)

- 슈투트가르트 챔버콰이어 내한 연주회를 듣고 -

     

/ 김규현(한국음악비평가협회회장, 작곡가)

 

슈투트가르트 챔버 콰이어(kammer chor stuttgart)는 우리에게 낯익은 합창단이다. 작년(2014) 세계 합창심포지엄 때에 내한 연주를 했고 20여 년 전에 예술의 전당이 주최한 세계합창제 때도 내한해서 연주를 했다. 이번 내한 연주회(524일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는 라흐마니노프의 세곡을 제외하고 모두 독일작곡가들의 곡(22)을 무반주만으로 연주했다. 중간에 찬조출연은 콜레기움 보칼레 서울이 했다. 연주곡들은 주로 낭만음악 작품들을 연주했다. text가 자국어라는 면에서 발음은 일품이었다. 합창소리도 품위있고 연주작품이 갖고 있는 뉘앙스와 부합되어 보였다. 그리고 음악적인 처리(리듬, 아티큘레이션, 템포, 다이너믹, 템포 루바토 등등)도 구체적이고 합리적이었다. 특히 독일 합창단이라는 면에 독일적인 표현접근과 뉘앙스 살리기는 기가 막히게 잘했다. 그러나 연주곡들이 주로 교회음악작품이라서 그런지 연주가 역동성이 결여되어 보였고 표현접근도 탄력성(유연성)이 빈약해 생동감(생명력)이 떨어져보였다. 라흐마니노프의 All-night-vigil과 클리투스 코트발트 편곡의 세곡(슈베르트, 그리그, 리스트 곡을 편곡)만 보더라도 그렇다. 연주곡들이 낭만곡들 이라는 면에서 주관적인 해석접근이나 자유분방한 음악 만듦을 할 수 있겠으나 지휘자 프리더 베르니우스는 좀 더 치밀한 해석접근과 유연성과 역동성 있는 음악만듦을 했어야만 했다. 독일인들의 논리적인 사고에 비해서 그의 바턴 테크닉 구사가 비논리적이었고 주관적 해석접근은 오히려 경직되어 보였다. 지휘자와 합창단원과의 오랜 연주를 해옴으로 인해 상호간의 감각만으로 연주를 하고 음악만들기를 한것 같은 인상을 떨칠 수가 없다. 그의 바턴테크닉 구사가 좀 더 작품특성과 음악을 끌어낸 구체적이고 디테일한 측면접근을 했으면 더 좋을 성 싶었다. 종지 지휘패턴(cut-off of conducting)의 불투명한 설정라든가 작품이 갖고있는 음악특성에 걸맞는 바턴테크닉 구사 등이 그것이다. 이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러니하게 연주는 매우 우수했고 음악만들기도 상당히 와성도가 높았다. 슈투트가르트 챔버 콰이어(이하 슈투트가르트) 연주회가 국내 합창계에 준 소득은 많다. 첫째는 무반주 합창연주의 본보기를 보여주었고 훌륭한 교훈(敎訓)을 준 점이다. 무반주 합창에 자연스럽지 못한 국내 합창지휘자들은 많은 깨달음을 받았을 것이다. 두 번째는 합창하는 자세와 철학을 잘 보여준 점이다. 아무 생각없이 선배들이 한다고 따라하고 연주회 도중에 춤판이나 벌리고 개그 쇼로 전락해가는 작금의 합창연주회에 합창연주를 어떻게 해야 한다는 교훈을 준 것이다. 특히 지휘자 프리더 베르니우스의 진지한 음악하는 태도와 합창철학을 국내 지휘자들은 배워야 할 것 같다. 세 번째는 합창단의 의무가 말초신경이나 자극하는 개그쇼식 연주회가 아닌 깊은 생각을 갖고 돌아가게 하는 생산적인 연주회의 면모를 실제로 보여준 점이다. 지나친 보수주의적인 태도는 바람직하지 않지만 지나치게 청중들을 의식하고 접근하는 인기영합주의(popularism)도 불합리한 행태다. 슈투트가르트 마냥 프로들의 연주회는 진지해야 한다. 그래야 인정도 받을 수 있고 가치도 있는 것이다.

이번 슈투트가르트 내한 연주회는 일부 표현접근과 지휘구사에 아쉬운 점이 있기는 했으나 국내 합창계에 자극제와 교훈을 준 아주 좋은 생산적인 자리였다. 특히 무반주 연주의 모범을 잘 보여주었고 진지한 합창하는 모습도 잘 보여주었다. 선택은 합창지휘자들이 할 일이겠지만 국내도 이제는 무반주 연주를 생활화하는 풍토 조성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합창계는 이와 같은 최고의 합창단들을 많이 초청 공연케 해서 합창계가 발전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찬조 출연한 콜레기움 보칼레 서울 연주는 국내 합창단의 건재함을 보여주었고 최선을 다한 선전(善戰)의 모습은 보기 좋았다. 슈투트가르트 내한 연주회는 국내 합창지휘자들은 물론 많은 청중들의 마음속에 오래도록 기억될 아름다운 울림이 있는 합창음악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