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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p.강경해의 나비부인 연주를 듣고
[나비부인(Dresden Semper오페라 극장)]
작성 : musicnews24   2014-02-03 08:28    조회 : 852    추천 : 0   

지난달 1월 3일 독일 드레스덴 젬퍼오퍼에서 나비부인이 연주되었다. 한국의 Sop 강경해의 연주후 이례적으로 기립박수가 쏟아졌다. 그때의 현지 감동을 칼럼리스트 정은지씨에 의해 들어보기로 한다.

 

칼럼: 정은지독일 드레스덴 거주)

 

 

소프라노 강경해.

 

드레스덴에 살다 지금은 일곱 시간 거리로 이사가 간혹 메세지나 전화로 안부를 묻던 그녀가 이 겨울 젬퍼오퍼에서 나비부인을 공연하러 온다는 소식에 내 맘은 일찍부터 설레였다. 먼 곳에서 오는 친구를 맞는 기쁨과 그녀의 멋진 공연을 다시 볼 수 있다는 기대감... 누군가에겐 처음이고, 어떤 누군가에겐 마지막이 또 다른 사연을 가진 이들에게도 잊지 못할 추억의 시간이 될 수 있는 그녀가 만들어내는 세시간의 아리아는 분명 그녀의 영혼 속에서 아름답게 발산 할 것임이 틀림없기 때문이다.

 

나는 오페라를 모른다. 아니 음악이나 예술은 독일에 살지 않았다면 접해보지도 못했을 것이다. 물리학박사인 내 남편도,, 두 딸들도 아직 오페라를 모르긴 매 한가지라,, 나비부인을 보기전에 예습을 하고 공연을 가면서, 우리말도 아닌 이태리어로 하고 독어로 자막이 나온다는데 얼마나 알아듣고 이해할지 의문으로, 그저 온 몸과 목에 난 두드러기로 목이 좋지 않아 고생을 하며 잠도 편안히 잘수 없는 경해를 응원하는 맘으로 멋진 공연장에 앉았다.

 

음악이 장중하게 울려 퍼지고 공연이 시작되자 높은 언덕 같은 네모난 창호지모양의 일본집무대가 멋지게 나타나고 얼마 후 미국 해군중위 핑커톤에게 결혼 중매인 고로가 나비부인을 소개하는데 벽이 열려지면서 파란 하늘이 보이고 예쁜 옷과 부채를 든 게이샤들 사이에 하얀 옷과 까만 머리를 단정히 올린 모습으로 반짝이며 날아다니는 나비들과도 같은 흩날리는 종이에 빛을 받으며 나비부인이 등장 할 때 전체 무대가 게이샤들의 하늘거리는 춤과 더불어 너무 예뻤고, 음악도 아름다웠다. "아버지의 죽음으로 기울어진 집안을 위해 게이샤가 된 15살의 아가씨 쵸쵸상.   Sop.강경해는 이미 우리에게 핑커톤과의 사랑을 믿으며 가슴 뛰는 행복한 나비부인으로 사랑의 이중창을 노래하며 1막이 끝났다.  그것은 마치 어둠이 오기전 너무나 밝은 빛처럼 아름다운 극장에 환하게 울려퍼졌다 " . 1막은 오페라에선 낯선 동양적인 소재와 색감들에 왠지 친근감이 느껴지고, 나비부인의 슬픈 삶이 시작될지 모르고 부르는 쵸쵸상의 아름다운 사랑의 아리아가 나에겐 불안감조차 휩싸이게 한건 그녀의 노래가 얼굴이 너무 행복해 보여서였을 것이다.

 

한없는 기다림... 그것은 2막의 시작이다. 삼년동안 기다리고,, 그 사이 아들이 태어나 자라고 보모와 함께 생활하는 나비부인.. 무대 앞에 접혀져있는 종이배들과,, 그녀 아이가 가지고 노는 커다란 종이배 모두 너무 핑커톤이 그립다,, 처절한 듯,, 몸부림치며 사랑을 믿고 바보같이 기다리는 나비부인의 노래는 외롭게 무대를 떠돌며 그녀를 감싸 안아주고만 싶게 만드는데,, 강경해 그녀라도 그럴것 같았다. 하루밤이라도,, 사랑을 했다면 그녀 또한 쵸쵸상 처럼 달력에 날짜를 세며 온 맘을 다해 기도하며 그를 기다렸을 것 같다. 그녀는 어린 나비부인처럼,, 순수하고 지고지순하기에.

 

무대로 내려온 스크린 속에 먼 미국 땅 핑커톤이 어떤 여자와 차를 마시다.. 손이 서로 다가가는 장면이 나타났다 사라지고, 22장이 시작된다. 비극의 알림.. 사실 어느 정도 내용을 알고 갔기에 각오는 하고 있었지만,, 마지막장은 Sop. 강경해의 절정의 아리아와 연기가 빛을 극도로 발해 관객들이 숨을 죽이고 조용히 눈물을 훔치며 흐느끼는 나비부인의 슬픔이 오페라극장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잊지못할 마지막 장면.. 아가야 놀아라.. 놀자.. 하면서 아들의 눈을 가린 다음, 결혼해서 온 핑크톤의 거짓 사랑 앞에 절망한 나비부인이 단도로 목을 자르고,, 앞이 안보인 아이가 더듬거리며 한바퀴 돌아 죽은 엄마품으로 다시 갈 때, 어느 때 보다 웅장하고 비장하게 울려 퍼진 오케스트라 연주에 맟춰 가느다란 통곡들이 관객사이사이 새어나왔다. 그렇게 모두가 조용히.. 침묵.

 

막이 내리고, 그녀가 인사를 하며 무대에 서 있을때 우렁찬 박수와 함성.... 서서히 하나둘씩 일어나 그녀를 향해 쏟아 붓는 브라보와 더 세차진 박수소리에 이 이국땅 큰 무대에서 함께 울고 웃게 만든 소프라노 강경해.. 그녀가 너무 자랑스럽고 나에겐 어느 유명한 프리마돈나보다 최고였다. 불이 켜졌지만,, 어느새 전체 관객이 기립해 박수를 치느라 오래 동안 서성거리며 쉽게 자리를 뜨지 못했다.

 

우리집 여섯살 막내딸은 생애 처음 오페라를 보면서, 세 시간 내리 움직이지도 않고 완전 집중을 하며 뚫어져라 무대를 지켜봐서 또한 놀랐다. 자칫 잘못하면,, 지루하거나 늘어질 수 있기 쉬운 이 오페라를 드라마틱하게 이끌어간 나비부인 강경해가 있었기에 오페라를 그닥 좋아하지 않는 나의남편도 몇 번씩 소름돗으며, 우리 모두를 감동의 절정으로 올려놓았음이 틀림없다. .

 

아직도 남아있는 눈물을 훔치며 슬픔의 여운이 가시지 않은채 집에 갈 채비를 마친 그녀를 만난 나와 다르게,, 환한 웃음으로 맞아주는 그녀는 그저 푸근한 친구가 되어 일상으로 돌아 와있다. 어느 순간이든 최선을 다하고, 가식 없는 진실한 모습으로 무대에 서는 프로인 그녀를 사랑하고, 젬퍼 오페라의 아름다움에 흠뻑 취한,, 이 겨울 잊지 못할 추억을 또 하나 만든 뿌듯함에 차갑고 시린 바람조차 따뜻하게 느끼며 돌아온 그날 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