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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관을 쓴 테너’...‘금관의 예수’를 노래하다.
[테너 임정현 콘서트 <쫌> ]
작성 : musicnews24   2013-12-07 22:13    조회 : 772    추천 : 0   

 

가시관을 쓴 테너’...‘금관의 예수를 노래하다.

 

테너 임정현 독창회를 다녀온 후.

 

테너 임정현.

그는 독특하다.

화려한 이력에도 불구, 그의 무대는 항상 파격이며, 동시에 소박하다.

서울예고, 그리고 서울대를 졸업하였다면 대한민국 둘째가라면 서러울 엘리트 중의 엘리트 코스이나 그의 성악가로서의 행보는 다소 모범적이질 못하고(?) 언제나 극장 대신 현장이었으며, 그의 노래를 듣는 사람들도 음악애호가 보단 삶의 현장에서 고군분투하는, 소위 그네들의 언어로 동지들이 더 많았으니.

 

우연한 기회에 그를 알게 된 필자는 그저 마냥 그가 좋았다.

특별한 이유는 없다.

그저 이유를 굳이 찾아 말을 해야 한다면

극장에서 공연하며 음악애호가들의 귀를 위해 활동하는 사람도 있어야만 하고,

또 그런 문화를 향유기에 다소 불편한 사람들을 위한 음악활동을 하는 음악가도 분명 존재해야 한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왜냐면 음악이란 그리고 문화예술이란 특정한 사람들만의 전유물은 아닌고로, 누구든 음악을 듣고 싶다면 들을 수 있는 권리가 있고, 그렇다면 누군가는 반드시 그들을 위한 연주를 해야 한다는 평소의 생각을 가지고 있었으므로.

클래식을 대중화한다는 미명아래 유명한 음악가들을 화려한 극장에 불러 모셔다 놓고 어마어마하게 비싼 티켓을 팔아가며 겨우 대중가요 따위를 부르게 하는 것은 결코 클래식의 대중화가 될 수 없다! 라고 생각하는 필자에게 그는, 직접 그 길을 걷지 못하는 미안함이었으며, 그의 그런 대중과 함께하는 모습은 곧 존경이었으니, 필자는 그런 그가 그저 좋았을 뿐이다.

 

그런 그의 연주소식이었으니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그리고 내심 큰 기대를 가지고 관람하였다.

예상했던 대로 프로그램은 정통의 클래식프로그램은 아니어서, 오히려 전문 음악인인 필자는 아는 곡보단 모르는 곡이 훨씬 더 많았으나 탄탄한 그의 이력이 증거하듯, 그의 노래는 훌륭하였으며, 감상하는 사람들은 모두 행복해 보였으니 공연은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어보였다.

중간중간 주인공을 위한 휴식시간에 오랜 그의 동지들로 보이는 노래를 찾는 사람들의 귀에 익은 노래들, 그리고 서울대학교 연극반 동기라는 영화배우 정진영의 색다른 이벤트도 관객의 흥을 돋우기에 손색이 없었다. 하여 어줍짢은 평론 따위는 필자가 아무리 전문음악인으로 평생을 살았다 한들 조용히 접어두려 한다. 톨스토이가 말했다던 그 예술의 정의, ‘예술은 모든 이들의 마음을 하나로 묶는 것에 그 존재의 이유가 있다던’, 에 너무도 합당하여 보였으니 말이다.

 

다만,

그런 대중음악, 혹은 민중가요에 전혀 익숙하지 못한 필자의 마음에 카오스와도 같은 감동을 준 곡이 하나 있어 그 곡에 대해서만은 감상을 남겨보고자 한다.

 

시인 김지하가 작사를 하였다는 금관의 예수

 

예수께서야... ‘가시면류관이 당연한 것이거늘 금관을 쓴 예수라니.

제목부터 범상치 않음으로 필자의 마음을 사로잡았는데다, 테너 임정현의 목소리를 통해 듣는 그 노래가 너무도 아름다웠기 때문이다.

 

아마도

아무도 눈길을 주지 않는 한없이 가난한 그들의 마음에는,

도무지 끝이 날 것 같지 않은 싸움에 지쳐가는 이들의 눈에는

그리고 소외된 외로움을 견뎌내야만이 하루를, 또 그 다음 날을 살아갈 수 있는 이들의 그 절박함에는 예수마저도 금관을 쓴 채 자신들을 외면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던 것이었을까.

 

오 주여 이제는 여기에

오 주여 이제는 여기에

오 주에 이제는 여기에

우리와 함께 하소서.

하는 노랫말이 그저 너무도 사무쳐서,

가슴에 아프게 각인이 되어 며칠이나 지난 지금 이 순간에도 귓전을 울리고 있다.

 

그리고 함께 기도하고 싶어졌다.

예수는 금관을 쓰지 않으셨다고 말하고도 싶어졌다.

또한, 아픔을 나누지 못하고 아무 상관없이 외따로 떨어져 있으면서 그저 필요한 순간에만 적절히 눈물을 흘려주는 것 같은 나의 이 위선적이고도 소극적 동참이 한없이 미안하기도 하다.

 

그러나

예수님은 금관을 쓰지 않으셨다.

그리고 그렇게 영원히 가시면류관으로 우리와 함께하실 것이다. 라는 말은 꼭 하고 싶다.

그래야만이

얼어붙은 것만 같은 저 하늘과 벌판,

컴컴하게 빛을 잃어 어두운 거리, 그 가난한 거리,

그 안을 살아가는 텅 빈 우리들의 얼굴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내는 금관으로 마침내 빛날 것이라는 희망으로 우리의 간절한 오늘을 지켜줄 것이기 때문이다.

 

마침내 이렇게 노래를 부를 날이 우리 모두에게 속히 오기를

 

오 가시면류관의 주여

이제는 여기에

금관의 우리와 함께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