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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요(豊饒)속의 음악계, 그 득(得)과 실(失)
작성 : musicnews24   2014-01-23 17:32    조회 : 688    추천 : 0   

풍요(豊饒)속의 음악계, 그 득()과 실()

-2013년 음악계를 결산하며-

/김규현(총회신대원 교수 한국음악비평가협회 회장)

 

1. (): 내용접근범위

금년은 어느 해보다도 연주회나 발표회 그리고 음악행사들이 풍요로웠고 다양한 음악활동들이 있었다. 특히 외국악단과 연주자들의 내한공연이 많았다. 국내 연주단체나 연주자들의 연주회는 포화상태(飽和狀態)까지 되었다. 서울과 수도권의 공연장들은 매일 저녁 약50여개의 연주회나 발표회가 이루어진 것이다. 차등은 있지만 전국적으로 이런 연주회를 통계 내본다면 그 숫자는 상당히 많을 것이다. 그 공연 횟수는 독주회, 앙상블연주회, 관현악단(orchestra)과 합창단들의 연주회 등의 순으로 많았다. 창작곡 발표회는 양이 제일 작은 편이었다. 내용접근은 주로 서울과 수도권의 서양음악활동과 근황에 초점을 맞추었다. 전국의 지역 활동 근황은 규모가 큰 음악제나 축제로 국한해서 언급했다.

 

2. (): 포화상태(飽和狀態)의 연주회와 감동의 내한공연

금년은 젊은 음악가들이 해외의 권위 있는 콩쿠르에서 다수가 입상한 것이 큰 소득 중 하나였다. 한예종이 좋은 결실을 가져오게 했다. 하루가 멀다 하고 귀국 독주회가 네다섯 공연장에서 동시에 이루어지는 풍경도 있었다. 희망적인 일이다. 지휘자 문제로 긴 수면에 있던 KBS교향악단의 활동 재개와 위상회복을 한 KBS향의 감동적인 우수한 연주회는 청중들에게 큰 기대감을 갖게 했다. 몇 년 전부터 꾸준히 불고 있는 정격(政格)연주(Authentic performance)회도 많은 관심 속에 정착해가고 있고 주목까지 받고 있다. 심지어 그 전문가인 지휘자 헬뭍 릴링과 그의 연주단체(Bach Collegium Stuttgart)까지 내한해서 연주를 한 일도 있다. 금년은 창작오페라 공연의 해라고 할 정도로 많은 창작오페라 작품들이 공연됐다. 국립오페라단(단장 김의준)의 창작 팩터리 사업의 작품공모에 선정된 4, 5편의 창작오페라 공연이라든가 서울시립오페라단(단장 이건용)세종 카메라타 오페라 리딩공연(1120~23)이 낳은 4편의 창작실내오페라 그리고 지방오페라단의 창작곡 공연(호남오페라단 루갈다, 코리아 챔버 오페라단 이중섭, 제주오페라단의 애랑 & 배비장, 대구의 청라언덕)들과 개인(임주섭 중개사)등 수십 곡의 창작오페라들이 공연 된 것이 그것이다. 특히 국립오페라단이 한국 초연한 바그너의 오페라 파르지팔공연은 획기적인 공연이었고 한국오페라 공연 사상 최고의 오페라 공연이었다. 괄목할만한 연주회들은 세계적인 오케스트라들(베르린 필, BBC심포니, 시카고심포니, 도이치 캄머필 등)의 내한공연회였다. 이들의 연주회는 국내 관현악계에 자극제가 됐고 완성 높은 연주는 감동주기에 충분했다. 지방악단(시향과 도향)으로서 일취월장(日就月將)해서 돋보인 오케스트라들도 여럿 있었다. 경기도립과 대전시향 등이 그 악단들이다. 몇 년 전부터 세계적인 오케스트라로 입지를 확고하게 굳혀가고 있는 서울시향의 다양한 기획 연주회들은 특히 돋보였고 최고의 명곡과 최상의 연주는 서울시향이 세계적인 악단임을 입증해주기도 했다. 그리고 한국의 자랑스러운 최고의 악단임도 보여주기까지 했다. 지난날에 피아노계에 대단한 충격을 준 내한 연주회가 있었다. 피아니스트 발렌티나 리시차(, 1125일 예전콘서트홀) 피아노 독주회가 그것이다. 국내에서 전무후무한 3시간 20분간의 독주회를 했는가하면 구도자적인 그녀의 연주모습과 해석 그리고 연주는 피아노의 신인이 아니라 카리스마가 넘치는 피아노 음악의 신()적인 구도자의 면모였다. 그 밖에 여수 국제 합창제(611~17)라든가 통영시의 통영 콘서트홀 개관 등이 있다.

 

3. (): 문제를 안고 가는 음악계의 허구

음악계가 풍요롭기는 하지만 이면에는 음악실업자들이 우글거리고 무대가 없어 산천을 헤매는 음악가들이 태반이다. 전문합창단 단원 2, 3명을 모집하면 200여명의 성악전공자들이 몰려오기도 한다. 심지어 많은 외국학위를 따가지고 온 전문음악가들도 활동무대가 없어 음악을 접는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 마냥 불필요하게 여성 작곡전공자 대량 배출하는 나라는 세계 어디에도 없다. 비생산적이고 경제적인 손실이 많다. 요즘에 와서 국제음악제들이 우후죽순과 같이 많아졌다. 외국연주자나 단체들을 한 둘 초청해 놓고 국제음악제를 열고 있다. 국제음악제는 기본적으로 그 규모나 수준이 세계적인 면모를 갖추어야 한다. 그나마 제값을 하는 음악제나 축제는 예술의 전당의 고향악 축제, 한국작곡가협회(이사장 황성호)대한민국 작곡제전, 대구국제 현대음악제, 서울국제 타악기 음악제(음악감독 박광서) 등에 불과했다. 외국연주자 몇 명 초청하고 국제를 붙여 과대포장을 하는 것은 자기기만이요 청중들에게는 이율배반이나 마찬가지다. 몇 달 전에 잘나가던 젊은 관현악단 지휘자가 성희롱 사건 때문에 오케스트라에서 퇴출된 일이 있더니 요 며칠 전에는 음대교수가 교수알선 사기행각으로 감옥에 간 일이 있었다. 음악가의 본분(本分)을 망각하고 스스로 자멸의 조종(弔鐘)을 울리고 음악계를 먹칠하는 큰 잘못을 저지른 것이다. 금년 음악계의 큰 손실 중 하나는 원로작곡가 정회갑(9)과 합창지휘자 곽상수(11)의 작고(作故)라고 할 수 있겠다. 두 원로음악가의 족적(足跡)은 음악계와 교육계를 위해서 큰 획을 그어온 삶이었다.

 

4. (): 공허한 음악보다 연주곡 혁신과 고질의 음악창출 필요

우리나라 음악계는 양적인 증가는 했으나 질적인 측면접근은 상당히 부족해 보였다. 연주도 그렇고 공연작품들도 낡은 곡들이 많고 프로그램들이 구태의연해 보이기만 했다. 서울시향, 서울시 오페라단, 국립오페라단 등을 제외하고 연주회 기획도 빈약하고 정체되어 있다. 최근에 국립오페라단 마냥 공연작품 개혁과 혁신이 필요했다. 알반 베르크의 루루, 바그너의 파르지팔, 플랑의 까르멜수녀들의 대화등 과감한 공연 내용혁신은 신선해 보였다. 결론적으로 말해서 음악계는 이제라도 풍요 속에서 자기모순의 공허한 음악만을 반복하지 말고 질()을 우선한 음악만듦으로 감동을 주고 그 음악으로 음악가 자신들을 말해주는 노력을 해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