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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체능 교육 혁신은 삶의 품격과 국가경쟁력 높이는 길
작성 : brassnews   2013-03-08 16:51    조회 : 411    추천 : 0   

예체능 교육 혁신은 삶의 품격과 국가경쟁력 높이는 길

 

최경희 청와대교육문화비서관

 글은 청와대브리핑 홈페이지에 게재되어 있는 것인데 필자의 동의 절차없이 옮겨 게재합니다.

경제가 어느 정도 성장하면 삶의 질을 높이고자 하는 욕구가 커지고, 특히 건강과 문화예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집니다. 국가적으로도 문화예술의 경쟁력이 산업경쟁력에 직결되므로 그 중요성이 높아갑니다. 제품 디자인, 패션, 디지털 콘텐츠, 문화산업 등 21세기 국가의 경쟁력이 문화예술 경쟁력과 직결된다고 하여도 과언이 아닙니다.

개인의 건강과 예술적 향유 능력은 학교교육을 통하여 다져집니다. 학창시절, 한창 감수성이 커가는 시기에 예술적 체험은 평생을 두고 지속되는 자산입니다. 그러나 현재 우리 학교의 체육, 예술교육은 미래의 희망을 주고 있다고 말하기 어렵습니다. 그동안 전인교육, 창의성 교육을 외쳐왔지만 실천을 위한 재정투자와 전략이 없이 교과 위주의 주지주의 교육에 치중해 왔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학교에서 풍부한 예술적 체험을 할 수 있는 여건이 충분히 갖추어져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해도 제대로 할 줄 아는 악기하나 없는 게 일반적입니다. 학교에 제대로 된 음악실과 악기가 없기 때문입니다. 미술실에서는 이것저것 만들어 보고 만져보고 그려보고 하는 체험을 해 볼 기회도 적습니다.

또 하나는 평가를 위한 시험의 문제입니다. 예체능 활동이 개인적 체험과 창의성의 발현이 아니라 객관성과 서열화를 강조하는 평가에 얽매이게 되면 시험을 위해서만 집중을 할 수 밖에 없게 됩니다. 성악 시험 준비를 위한 성악 과외, 줄넘기 과외, 농구 과외, 미술 과외, 수행평가 대행 등 믿기지 않는 이야기가 현실입니다. 예체능 교육이 미적 아름다움의 추구라는 가장 높은 단계의 자아실현을 돕는 것이 아니라 시험성적에 얽매이는 고된 시간으로 변질되어 버리고 마는 것입니다.

또한, 계층간에 예술 교육을 접하는 기회에 차이가 크게 납니다. 어렸을 적부터 사교육을 통하여 한두 가지 악기를 배우는 사람과 그러한 기회를 갖지 못하는 학생간의 예술 향유능력의 차이는 크게 날 것입니다. 가난하면 공부 잘하기 어렵다는 사회적 문제제기가 있습니다만 가난하면 예술가로 성장하기는 더욱 어려운 현실입니다.

 

공교육에서 체육·예술교육 강화… 올해부터 5년간 1,000억원 투자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공교육에서의 체육, 예술 교육을 강화하여야 할 것입니다. 이에 따라 참여정부는 개개인의 삶을 풍요롭게 하고, 나아가 미래 국가발전의 초석을 놓기 위하여 학교 체육·예술 교육을 혁신하기 위한 종합적인 방안을 마련하였습니다.

첫 번째 목표는 학생들에게 풍부한 예술적 체험을 할 수 있는 여건을 제공해 주는 것입니다. 금년부터 5년 동안 1,000억 원을 투자합니다. 체육교육을 위해서 학교 운동장 스프링클러, 건강 체력교실, 수영장 설치 등을 지원합니다. 음악교육을 위해서는 음악실에 방음시설을 설치하고, 오디오 등 디지털 멀티미디어 기자재와 각종 악기 구입을 지원합니다. 미술교육을 위해서는 미술실 개보수와 문화예술 공간으로 바꿀 수 있도록 그래픽 전용 컴퓨터, 감상용 프로젝터, DVD 자료 등의 구입을 지원합니다. 이렇게 예체능 교육을 위하여 대규모 예산을 투자하는 중장기 프로젝트를 설계한 것은 정부수립 이후 처음입니다.

잔디 구장에서 뛰어놀고, 친구 몇몇이 그룹사운드도 결성하여 연주하고, 피카소 흉내 내는 그림도 실컷 그려보고, 소품영화도 만들어 보고, 도자기도 빚어 보는, 이런 학생들의 활달한 모습을 상상해 봅니다. 좋은 환경이 갖추어 지면 학생들은 호기심을 갖고 다양한 체험을 하려 할 것입니다. 공부는 좀 뒤쳐져도 자신의 예술적 가능성을 발견하게 되는 학생도 많아질 것입니다.

두 번째 목표는 평가방식을 개선하여 성적을 위한 학습이 아니라 예술적 체험과 미적 체험, 건강한 신체의 성숙을 가져올 수 있는 자발적 동기에 의한 학습이 이루어지도록 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종래의 서열식 점수 평가에서 3단계 절대평가로 개선했습니다. 학생은 실기평가를 위한 반복적 숙달 훈련과 같은 고충에서 벗어나고, 교사는 감동 창의성 열정 등 서열을 매기는 것이 무의미한 높은 예술적 가치를 교육목표로 설정하고 수업을 진행할 수 있을 것입니다.

세 번째는 좋은 선생님을 확보하는 것입니다. 우수한 선생님을 확보하기 위하여 초등학교에는 예체능 전담교사를 대폭 확대할 것입니다. 선생님들에게 많은 연수 기회도 제공할 것입니다. 교육부와 문화관광부가 협력하여 다양하고 풍부한 교과서와 학습자료를 개발하여 보급할 것입니다.

또한 예술 영재를 조기에 발굴 육성하기 위한 예술 영재학교 설립도 추진됩니다. 한국의 문화를 선도할 예술 영재들이 가정 형편에 관계없이 수준 높은 예술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국가가 적극 나서는 것입니다.

 

예체능 과목 부실론은 사실과 달라… 창의적 학습 하자는 것

 

이러한 개선방안에 대하여 예체능 과목의 수업 시간 축소, 파행적인 수업운영, 학생들의 수업 참여 부진 등을 염려하기도합니다.

그러나 지난 2월 교육과정 개정을 통하여 예체능 수업시간은 오히려 늘어났습니다. 학생들이 최소한이라도 예체능 과목을 선택할 수 있도록 고등학교 선택과목에서 체육과 음악·미술 과목을 분리했습니다. 고등학교 2, 3학년 동안 체육을 반드시 한 번은 선택하여야 합니다. 음악·미술 중 한 과목도 반드시 선택하여야 합니다.

평가 개선에 따른 예체능 과목 부실론은 이번 정책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데서 오는 것입니다. 해방 이후 우리 예체능 교육이 시험 때문에 발전했다고는 말할 수 없습니다. 풍금 대신에 피아노를 쓰는 것 이외는 음악교육 환경은 거의 그대로이고, 미술실 역시 작업대와 석고상 풍경이 그대로입니다. 운동장은 맨 땅이 대부분이고 수영장을 갖춘 학교는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입니다. 이번 정책의 핵심은 재정을 투자하여 예체능 교육을 제대로 할 수 있는 여건을 먼저 만들어 주는데 있습니다.

나아가 이러한 여건을 바탕으로 석차를 매기는 평가의 객관성과 공정성 부담에서 벗어나 예체능 본연의 창의적인 학습이 이루어지도록 하는 것입니다. 이번 개선을 통하여 평가가 폐지되는 것이 아니라 예체능 과목의 성격에 맞게 평가방식이 개선된 것입니다. 교사에게는 여전히 평가권이 부여되어 있습니다. ‘3등급제’에서도 최하위 등급을 받길 원하는 학생은 없을 것입니다. 미국의 경우 많은 학교에서 예체능은 이수/미이수(패스/패일) 여부만 결정하는 방식으로 평가합니다. 우리처럼 국가가 필수 시간을 보장해 주지도 않습니다. 그래도 미국의 예체능 교육 수준이 낮다는 비난은 하지 않습니다.

 

학교교육, 문화정책, 산업정책으로 연결… 국가적인 문화 역량 강화

 

선생님들의 고충은 충분히 이해가 갑니다. 창의적이고 재미있는 수업이 아니라면 학생들이 외면할 것을 염려하는 심정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한 편으로는 시험과 평가계획에 따른 교육이 아니라 제대로 된 예술교육을 해보고자 하는 욕구를 강하게 갖고 계신 것도 사실입니다. 이러한 열정이 예체능 교육 혁신의 희망입니다. 정부가 나서 적극적으로 지원 하고 선생님들은 전문성과 교육권을 확고히 하고 학생들을 만난다면 많은 학생들에게 마음을 도야하는 오아시스를 만난 것 같은 기쁨을 줄 수 있을 것입니다.

탄탄한 학교 예체능 교육을 통하여 예술에 대한 기초적인 소양을 갖고 삶을 풍요롭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아질 것입니다. 많은 학생들은 전문 예술가는 아니더라도 자신의 예술적 재능을 활용하는 다양한 직업에 종사하게 될 것입니다. 일부는 전문적인 예술가가 되어 많은 사람들에게 예술적 기쁨을 선사해 줄 것입니다.

지난 2004년 문화관광부는 21세기 새로운 문화비전으로 「창의 한국」이라는 문화예술 진흥계획을 마련했습니다. 이 프로젝트가 성공을 하기 위해서는 학교교육에서 토대를 잘 다져주어야 합니다. 예체능 교육정책, 문화정책, 산업정책으로 이어지는 국가적인 교육·문화정책을 통하여 선진국 진입은 물론 개인의 풍요로운 삶을 누리는데 큰 기여를 하게 될 것입니다.

예체능 교육은 아름다움에 관한 문제이고 삶의 품격에 관한 문제입니다. 국가경쟁력을 높이는 길입니다. 참여정부가 예체능 교육 혁신의 첫발을 내딛었습니다. 이제 선생님들이 발걸음을 내딛을 차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