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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자교수
기사작성 : 아브라함   2019-12-17 17:00
이영자교수의 스승(나운영)을 위한 만가
글/김규현(前한국음악비평가협회 회장, 작곡가)

요즘 음악계를 보면 살맛난다. 존경과 사랑 그리고 감사를 받아야 할 원로작곡가 이영자교수(1931-)가 과거(5,60년대) 학창시절에 배웠던 스승(나운영(1922-1993))을 기리며 작년말에 음악회(2019년 11월 21일 일신홀)를 마련해서 다녀왔다. 이교수는 금년이 89세가 된다, 제자들로부터 음악회를 받아야할 연세와 위치에 있으면서 오히려 스승을 위한 사은음악회를 마련한 것은 감동적인 이야기다. 생존시 나교수는 제자들로부터 회갑기념 논문집을 헌정받았고(1982년3월) 고희기념으로 「작품집」을 헌정받았다(1992년12월). 이번 음악회는 “전쟁의 한복판에서muse(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신: 시, 음악, 무용 따위를 관장하는 아홉여신의 하나)를 만나다.”란 주제로 열렸다. 전반부에는 나운영의 기악곡 2곡 (바이얼린과 피아노 독주를 위한 산조 1955년작, 현악4중주 1번 ‘낭만적’ 1942년작)과 예술가곡 4곡 (별과 새에게 1948년 강 건너간 노래 1949년, 당나귀 1955년, 접동새 1950년) 등이 연주됐다. 이 여섯곡은 나운영 작품세계를 전부 알수는 없지만 그의 음악철학이나 사상(先토착화 後현대화)를 들여다 볼수 있는 생산적인 자리였다. 그리고 후반부는 이영자 작품 세곡이 연주됐다. 두곡(피아노를 위한 소나티네 1970년작, 첼로와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1956년작)은 초기작품이고 국악곡 「산조가야금을 위한 만가」(2000년작)은 최근 작품이다. 특히 「소나타」는 나운영교수로부터 대단한 칭찬을 받았고 인정도 받은 곡이라고 한다. 그리고 「소나타」를 이교수는 ‘내 청춘의 대표작’이라고 자랑했다. 오늘날 음악계나 교육계는 사제지간의 신뢰가 상실되어가고 있고 스승을 욕하고 폭력까지 하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이런 환경에서 이교수는 자신을 사랑으로 가르쳐준 스승을 기리며 스승의 참모습을 보여주었다. 한국 양악 100년사가 넘는 오늘날 음악계는 이와같은 제자를 찾아볼수가 없다. 주제 “전쟁의 한복판에서 muse를 만나다” 음악회는 내용을 한눈으로 볼수 있게 압축해서 보여준 이교수의 스승에 대한 감사가 있는 마음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많은 청중들에게 감동을 준 음악회였다. 연주자들은 동양내지 한국적 표현접근이 일부 연주자를 제외하고 좀더 투명했으면 하는 마음을 갖게 했다. 그러나 최선을 다한 연주모습은 감동주기에 충분했다. 오늘날 음악가들은 많은 스승이 있다. 스승과 함께 연주회를 하는 모습은 교육적이었고 보기에도 좋았다. 이영자교수 마냥 나이를 초월해서 스승을 기리는 사은 음악회를 많이 보았으면 한다. 이영자교수가 사은음악회의 포문을 열었으니 많은 음악가들이 동참했으면 한다. 작곡가 이영자교수는 강원도 원주 출생이고 이화대학교 음대교수와 학장을 역임했다. 그리고 그동안 11번의 문화상과 대통령상을 받았다. 그는 아시아작곡가연맹 한국위원회회장을 역임했고 한국여성작곡가회 창립 및 초대회장을 역임했다. 프랑스 파리 고등음악원 파리Ⅳ 소르본대학 뉴욕 맨하튼음대 벨기에 브뤼셀왕립음악원 등을 졸업했고 학위를 받았다. 2001년판 NEW GROOVE’S DICTIONARY of MUSIC and MUSICIANS에 등재됐다. 현재는 대한민국예술원 회원으로 있다. 이번 음악회는 신선했고 교육적인 면이 많아서 아주 좋은 자리였다. 음악회 프로젝트도 살만했다. 거장답게 아이디어도 돋보였다. 우리나라 작곡계를 이끌어 온 이교수 같은 작곡가가 있다는 것이 자랑스럽다. 많은 제자들이 있으면서 스승을 섬기는 모습이 감동적이었다. 이번 음악회는 하나의 음악드라마였다. 스승을 기리는 은혜스러운 줄거리(plot)가 참가자들을 감동시켰다. 끝으로 선곡도 좋았다. 곡마다 의미성도 갖고 있다. 앞으로 이런 사은음악회를 많이 했으면 한다. 그리고 이교수의 ‘스승을 기리며’ 음악회를 계기로 사제지간에 감동주는 일을 많이 했으면 한다. 나운영교수는 제자 이영자교수에게 이런 말을 남겨 주었다. ‘음악은 시공을 초월해서 그 어떤 소재나 비법으로 표현하더라도 아름다운 미학을 가장 깊은 곳에 반석으로 두고 살아있는 영혼의 소리를 담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