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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임
기사작성 : 아브라함   2020-08-24 16:18
신임 국립합창단 지휘자는 이런 지휘자를 세우라
- 문체부장관은 지휘자를 공채하라 -

글/ 김규현(前한국음악비평가협회 회장, 작곡가)

저물어가는 국립합창단의 안타까운 모습
요즘 국·시립 연주 단체들을 보면 지휘자의 능력이나 리더쉽에 따라서 전문 단체로서의 높은 진면목을 보여주는 것을 볼 수가 있다. 그만큼 지휘자의 역할은 막중한 것이다. 2015년 이전에는 서울시향이 전문 단체로서 지금같이 청중들로부터 사랑을 받던 시대가 아니었다. 2005년에 지휘자 정명훈을 세우면서(10년 간 2005-2015) 서울시향이 세계적인 최고의 오케스트라가 됐다. 서울시향만 보더라도 지휘자의 영향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 합창단으로서는 대전 시립 합창단이 2007년 독일 지휘자 빈프리트 톨(winfried toll)을 영입하면서 대전 시립이 세계적인 합창단으로 부상하고 있다.
그밖에도 경기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지휘자 성시연과 자네티(massino zanetti)를 영입해 정상급 오케스트라가 되어가고 있고, 대구 시립 교향악단이 코바 체프(Julian kovatchev)를 영입해 대구 시향 창단일에 최고의 악단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오늘날은 과거 6·70년대와는 전혀 다르고 시립 연주 단체(합창단과 오케스트라)들의 시대가 되어 국내 음악계를 구가하고 있다. 6·70년대는 곽상수 지휘의 연세 콘서트 콰이어가 전문 합창단 기능을 대신했고 국내 유일한 직업 전문 합창단으로 1973년 창단한 국립 합창단은 그 때 당시에는 합창 지휘자들에게 우상이 되다시피 했다. 국립합창단(이하 국립)은 창단 이전에는(60년대) 뮤지컬 단체였던 예그린 악단에서 활동했던 성악가들을 중심으로 창단한 국가 합창단이다. 창단 초기에 큰 역할을 한 사람은 김종필 중앙정보부(현 국정원의 전신)부장이었다. 예그린 악단에 소속한 나영수를 지휘자로 세워 국립합창단을 창단했다. 창단 이래 국립은 47년간 10명의 상임지휘자들이 거쳐 갔다. 많은 역사를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국립은 지휘자의 무능과 리더쉽 부재 때문에 위상 추락은 물론 제 기능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 오늘날 국립은 독자적으로 구가 했던 과거의 독주는 최근에 세계적인 시립 합창단(이하 시립)들이 등장하면서 국립의 높은 위상은 무너졌다. 80년대 들어와서 창단하기 시작한 시립 합창단들이 능력있는 지휘자들을 세워 국제적이고 세계적인 수준까지 되었기 때문이다. 몇 달 있으면 현 지휘자 임기가 끝나고 새로운 지휘자가 임명될 것이다. 국립 지휘자는 문체부 소속이기 때문에 장관이 임명한다. 지휘자는 전문가들의 자문과 천거를 거쳐 장관이 임명한다. 필자가 오래 전부터 국립 지휘자를 임명제로 하지 말고 공채를 하라고 여러 번 지면을 통해서 주장을 했지만 마이동풍(馬耳東風)뿐이었다. 몇 년 전에 필자가 국립 지휘자 선정 심사를 한 일이 있다. 심의 심사위원들 7명 중 전문 위원이 단지 3명에 불과했다. 그 때 당시 국립 지휘자로서 천거되거나 추천된 지휘자가 없어 대전 시립 합창단을 예를 들어 문체부 국장한테 이번에는 외국 지휘자를 영입하는 시도를 해보는 것이 어떠냐고 의견 개진을 한 일이 있다. 그의 설명은 외국 지휘자 영입은 예산 책정이 안 되어서 불가능하다고 했다.

국립은 기획사인가. 딴짓을 그만하라
그동안(47년간) 국립 지휘자들을 지켜보았는데 객원 지휘자들 몇 명 빼고는 국립을 최고의 합창단으로 만든 지휘자는 일부 몇 지휘자들에 불과했다. 21세기 최첨단의 수준 높은 시대에 국민이 47년이라는 긴 역사를 갖고 있는 합창단답게 최고의 음악으로 국민들을 감동주는 합창단이 되기를 소원하고 있다. 그런데 오늘날 국립을 보면 최고의 연주회 음악만으로 승부를 가리지 않고 딴 짓을 하고 있다.
1)전국 소년소녀 합창경연대회 2)전국 고교 경연대회 3)전국 골든에이지 합창단 경연대회 4)광복절기념 세계합창대축제 5)합창지휘자 경연대회 등이 그것이다. 이것들은 정기연주회 외에 국립이 개최하는 행사들이다. 이렇게 딴짓을 하는 단체는 국립밖에 없다. 이런 행사는 합창총연합회나 지휘자협회 같은 전문단체들이 개최해야 더 생산적이다. 이들 행사들은 국립을 거쳐간 일부 지휘자들이 벌여놓은 행사들이지만 현재 지휘자가 이것들을 과감하게 버리지 못하고 그대로 이어가는 것을 보면 한통속 같은 생각이 든다. 물론 국립의 행사들이 지휘자 혼자 도저히 행사를 없앨 수는 없을 것이다. 문체부가 권장했다는 광복절기념 세계합창축제 같은 것은 폐지할 수가 없는 일이다, 문체부는 반드시 능력과 리더십이 있는 지휘자를 세워서 국립을 새롭게 개혁하게 만들어야 한다. 세계가 글로벌화 된 작금에 국립이 정체만 되어있어서는 안될 것이다. 정확한 실력파 지휘자를 세워 국립다운 합창단이 되게 해야 한다.

국립지휘자의 여덟 가지 조건
이를 위해서 국립지휘자의 조건을 몇 가지 제시하겠다. 첫째는 반드시 성악과 합창지휘를 복수전공한 최고의 지휘자여야 한다. 오늘날 많은 전문합창단 지휘자들 중에는 성악전공을 하지 않고 합창세미나나 합창심포지엄 등에 참가해 발성강의를 어깨너머로 듣고 배운 상식을 가지고 합창지휘를 하고 있는 지휘자들이 꽤 많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이들이 지휘한 연주회를 가보면 합창소리가 인위적이고 부자연스러워 음악이 예술성이 빈약하고 섬세미가 떨어져 보인다. 두 번째는 음악이론과 실제가 튼튼한 지휘자여야 한다. 전반적인 음악이론에 밝아야 하고 합창지휘는 물론 오케스트라지휘까지 자유자재로 할수 있는 지휘자여야 한다. 그리고 합창악보(mass. oratorio)는 물론 full orchestra score까지 어려움없이 읽고 분석할수 있어야 한다. 세 번째는 인격 능력 리더십 등 3종세트를 갖춘 음악가여야 한다. 인격이 안된 지휘자는 합창단의 트러블메이커가 될수 있다. 성추행 성폭행 막말 교만 위선 등으로 뒤범벅이 되어있다. 능력과 리더십이 부재인 지휘자는 합창단의 협조적 방해꾼이 될수 있다. 네 번째는 문체부가 임명하지 말고 공채를 통해서 지휘자를 선정하는 일이다. 요즘 정부단체장이나 학교장 총장들을 공채를 통해서 세우고 있는데 열린 사회의 참 좋은 모습이라고 할수 있다. 시립합창단 지휘자 선정도 공채를 통해서 세우고 있다. 심의과장은 서류심사, 오디션심사, 면접심사, 최종결정 그리고 임명 등을 거쳐서 지휘자를 세우고 있다. 이렇게하면 능력있는 좋은 지휘자선정을 할수 있을 것이다. 오디션심사를 할 때 단원들의 의사반영도 반드시 해야한다. 정치권사람들을 통해서 지휘자가 된다든가 백을 이용해 지휘자가 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고 떳떳하지 못한 일이다. 누구라고 말하지는 않겠다. 문체부장관은 권력자(상급자)가 추천한다고 생각도없이 음악지도자나 평론가들의 자문도 받지않고 국립지휘자를 덜렁 임명하는 큰 실수는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다섯 번째는 대전시립합창단과 같이 외국지휘자 영입을 엄격한 심사를 거쳐서 세우는 일이다. 외국지휘자를 세워서 성공한 시립합창단들은 여럿있다. 대구시향, 경기필, 대전시향, KBS향 등이 그것이다. 여섯 번째는 객원지휘를 통해서 지휘자선정을 하는 일이다. 먼저 적합한 지휘자 한명을 심사위원들의 추천을 받아 객원지휘를 시켜서 심의를 거쳐 선정하는 일이다. 이 방법은 제일 추천하고 싶은 방법이다. 문제는 심사위원들을 편향된 사람과 불공정한 사람들을 심사위원으로 세우면 공평한 심사가 이루어질수가 없다. 그리고 심사위원들을 합창지휘자들 만으로 구성해도 좋은 지휘자를 선정할 수가 없다. 자기들의 측근을 세울수 있기 때문이다. 일곱 번째는 4,5개 외국어구사능력을 갖춘 지휘자여야 한다. 통상적으로 라틴어, 영어, 독일어, 이탈리아어, 프랑스어 등이면 될 것 같다. 일부 몇몇 국시립지휘자들이 외국어 소화가 안되어 있어 국내창작곡들을 보급하고 활성화한다는 미명하에 국내 창작곡만 연주하는 지휘자가 있는데 답답하기만 하다. 여덟 번째는 합창음악사에 인정받은 세계적인 classical masterpiece로 된 합창문헌에 대한 이해와 자신이 소화해서 갖고 있는 1000곡정도의 암보된 곡을 레퍼터리로 갖고있는 지휘자여야 한다.

문체부장관에게 부탁 : 국립지휘자 선정은 만사(萬事)
다음 국립지휘자를 선정할때는 국가권력 등이 작용해서는 안될 것이다. 낙하산임명이나 권력자의 백이 작용해서도 결코 안될 것이다. 지휘자 심사에서 비리나 불공평한 심사행태도 없어야 한다. 심사위원의 측근이라고 해서 무능력자를 지휘자로 세우는 불공정한 행태는 그냥 넘어가지는 않을 것이다. 다시 말하지만 국립지휘자는 세계적인 지휘 실력과 음악의 최고봉을 세워야 한다. 그동안 국립을 거쳐간 지휘자들은 구조주의나 논리주의에 의한 음악보다는 실용주의나 경험주의 음악을 주로 한 것을 볼수가 있다. 이제는 국립의 정체성을 수립할수 있는 지휘자를 세워 만들어가야 한다. 끝으로 문체부장관에게 부탁이 있다. 이제는 제발 원로합창지휘자들이나 관변평론가 자신이 잘 아는 합창지휘자들에게 국립지휘자 천거나 추천을 부탁하지 말았으면 한다. 심시위원선정은 인지도 높고 권위있는 음악인들로부터 자문을 받아 지휘자를 세웠으면 한다. 국립의 발전과 개혁은 문체부장관이 국립지휘자를 누구를 임명하느냐에 따라서 좌우될 수 있는 일이니 정치권과 권력에 흔들림없이 신중하게 결정해서 임명하길 기대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