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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쪽짜리
기사작성 : 아브라함   2020-02-27 17:08
반쪽짜리 음악가들의 허상(虛像)
글/ 김규현(前한국음악비평가협회 회장, 작곡가)
반쪽짜리 음악가의 허구
요즘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소위 프로 음악가들을 보면 자칭 프로(전문가)라고는 하지만 아마추어리즘(amateurism)에서 탈피를 못한 반쪽짜리 음악가(half knowledge)들이 태반이고 버젓이 프로 행세를 하고 있는 비양심적인 음악가들을 많이 볼 수가 있다. 음악은 타 예술과는 달리 소리(音, sound)라는 매체를 통해서 소통한다. 작곡가의 사고(思考)나 정신(情神)을 소리(音)로 전달한다는 점에서 타 예술과는 다르다. 이것은 매우 추상적이고 이해하기가 어려운 예술, 즉 음악이다. 작곡가의 생각을 담은 것이 악보(musical score)이다. 이것을 음악화하려면 수많은 전문 지식과 연주력이 필요하다. 전반적인 음악 이론을 갖춰야 함은 상식이다. 그리고 음악가들이 주어진 악보를 음악화하려면 악보를 구체적으로 읽을 수 있어야 가능하다. 즉 리듬, 화성, 대위법, 구조, 구성, 형식, 연주양식, 템포, 악상, climax, 창법, 악기 배합의 음향, 주선율 확인, 대조(contrast), 음악사조, 악구법(phrasing), 분절법(articulation), 강약법(dynamic) 등을 이해하고 그것의 소리를 들을 수 있어야 함이 그것이다. 이밖에도 곡 특성에 따른 해석 논리라든가 미학 접근법 등등이 있다. 문제는 일부 전문 음악가들이 이런 제반 이론들을 갖추고 있지 못한 점이다. 악보를 피상적으로 읽어가지고는 좋은 연주나 합리적인 해석은 할 수가 없다. 외국 유학을 거쳐 귀국해 국내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음악가들의 연주회를 가보면 앞에서 언급한 전문 지식들을 갖추고 있지 않아, 연주가 실망을 줄 때가 많다. 이런 현상은 악보 읽기 장애가 원인이고 무지한 해석 논리가 전제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수없는 반복 연습이 완벽한 음악을 만들어주는 기능을 하는 것은 아니다. 이것은 음악가들의 포괄적인 전문 지식과 수많은 경험을 통해서 만들어지는 것이다. 몇 년 전에 피아니스트 백건우가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말한 짧은 문장이 기억난다. ‘연주 전에 원전 악보를 먼저 확인하고 연주한다.’ 국내 연주계에서는 상상할 수도 없는 프로 연주가의 참 모습이다.

기본적인 이론이 결여된 아마추어리즘
우리나라 음악계나 사회에서는 외국 유학을 마치고 귀국해서 활동하면 수준 미달 음악가들도 모두 프로 음악가로 대접을 해주고 있다. 반쪽짜리 음악가는 유학을 갔다 왔음에도 불구하고 아마추어리즘을 벗어나지 못한 음악가(an amateur in music)를 지칭하고자 한다. 특히 이런 현상은 음악계에서 많이 볼 수가 있다. 유학 시절에 실기 위주로 공부한 이들의 연주(지휘) 능력은 그런대로 충실히 배웠다는 생각이 든다. 신선함도 주고 있다. 그러나 일부이긴 하나 이들에게서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전문음악가들이 필요한 기본 이론들을 포괄적으로 갖추지 못한 점이다. 예를 들면 화성학의 경우 그 음향(sound)에 대한 개념과 기능, 대위법의 경우 그 구조나 기능에 대한 이해와 음악적인 처리(fugue의 주제subject와 응답answer 관계, canon, motive and imitation의 연계성 등 연주사에서 형성된 연주 양식, 음악사를 통한 작품 양식과 형식(다섯 가지) 이해, 음악 문헌, 악기론과 관현악법, 시대의 연주와 작곡가에 따른 해석법, 시대별 음악 미학 등 연주에 따른 음악 이론은 무궁무진하다. 프로라면 이런 기본적인 이론이나 논리는 갖추고 있어야 한다. 자신이 연주하려는 악보를 구체적으로 읽지 못하는 음악가는 프로음악가라고는 할 수 없다. 최근에 와서 음악 단체들이 지휘자와의 갈등을 유발하고 있는 것은 지휘자가 기본 이론을 전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런 반쪽짜리 지휘자나 음악가들은 언제나 단명하기 마련이다. 음악가(지휘자도)들을 공채할 때 오디션과 함께 공무원 시험마냥 필기시험을 본다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시험 문제를 예를 들어보면
1. 비엔나 악파 세 사람(하이든, 모차르트, 베토벤)의 음악적 특성은 무엇이 다르고 그 악파의 미학은 무엇인가를 논술하시오.
2. 제 2 비엔나 악파 세 사람(쇤베르크, 베르크, 베베른)의 사상과 흐름은 무엇이고 제일 비엔나 악파와는 미학적 특성이 어떻게 다른지를 논술하시오.
기본 이론의 중요성은 음악가들의 사고의 폭을 넓혀주고 깊이있는 연주를 만들어가는 데 있다. 위 두 문제가 고전 시대 작곡가와 20세기 작곡가들의 음악적 특성과 미학에 대한 생각을 끌어내는 질문이지만 이 문제의 답을 수월하게 논술할 수 있어야 반쪽짜리 음악가 소리를 안 들을 것이다. 최근에 와서 합창 연주회를 자주 갔는데 지휘자들의 심각성을 많이 노출하고 있는 것을 볼 수가 있었다. 예를 들면 연주 양식의 부재, diction의 불투명, 불확실한 pitch, legato와 marcato의 선별력 부재, dynamic의 정확한 구사 부재, 미숙한 text 이해, 긴장과 이완의 지휘법 부재, 유연성 있는 음악 만들기 빈약, phrasing 설정 빈약, 시끄러운 연주, 연주 양식에 의한 창법 선별력 부재 등등이 그것이다. 이 문제점의 해결은 그렇게 어려운 것만도 아니다. 음악가들이 기본 지식을 갖추고 있으면 쉽게 풀리게 된다.

프로의 참모습을 갖추라
부탁은 제발 외국 유학에서 뭣 좀 배웠다고 반쪽짜리 음악가 신세에 프로 행각을 하지 말았으면 한다. 프로 음악가들은 완성도 높은 최고 음악으로 말해주어야 진짜 프로 음악가라고 할 수 있다. 국내에서 진정한 프로 음악가를 뽑으라면 코리아 챔버 오케스트라(KCO) 대표 겸 음악감독인 김민 선생과 서울 모테트 합창단 지휘자 박치용, 소프라노 조수미, 작곡가 강석희, 백병동, 이건용 진규영, 우종억, 최천희 , 이철우, 박창민, 이영조, 합창 지휘자 윤학원, 김동현, 김종현, 송흥섭, 장영목, 타악기 주자 박광서, 피아니스트 백건우 등을 들 수 있겠으며.특히 정부기 선생은 음악기초 교육을 위한(음악여행 가이드 북과 성인과 어린이 함께 배우는 기초교본)을 세계최초로 발간 하였다. 21세기 최첨단의 시대의 반쪽짜리 음악가들은 프로음악가가 되기를 노력해야 할 것이다. 프로음악가들의 참모습은 첫째 최고의 연주와 창작을 낳는 일이다. 두 번째는 나이를 초월해서 끊임없는 진실한 음악을 낳는 일이다. 세 번째는 전문 음악가로서의 정체성을 수립해가는 일이다. 네 번째는 청중들의 진정한 음악 메신저로 남는 일이다. 다섯 번째는 진지한 연주를 통해서 감동을 낳는 일이다. 음악 행위는 쇼가 아니다. 프로는 프로답게 진실한 음악으로 말해야 제 값을 하는 일이다. 전문 교육을 받고도 반쪽짜리 음악가로 정체되어만 있으면 반쪽짜리로 남을 것이다. 반쪽짜리 음악가 신세를 탈피하라. 반쪽짜리 음악가들이 프로 음악가로 전향한다면 국내 음악계가 큰 빛을 발할 것이다. 반쪽짜리 음악가는 누구인가? 진정한 프로 음악가의 참모습을 갖추라. 실력 없으면서 프로의 가면을 쓰고 있는 것은 가짜 음악가다. 진짜 프로 음악가는 완벽주의자다. 이제라도 반쪽짜리 음악가들은 쓰고 있는 반쪽짜리 가면을 벗으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