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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10. 23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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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지휘자의 자멸
기사작성 : 아브라함   2018-08-27 12:18

전문(pro)합창지휘자의 자멸(自滅)과 딜레탕트 의식

/ 김규현(작곡가, 한국음악비평가 협회 회장)

 

양심을 저버린 합창지휘자의 추태

요즘 세상 돌아가는 것을 보면 한 치의 앞을 예단할 수가 없다. 최근에 잘나가던 전문합창지휘자(이하 합창지휘자)가 반주자의 능력평가와 교체문제 때문에 노조와의 갈등을 스스로 야기해서 합창단을 떠나는 안타까운 일이 있었는가 하면 지역 시립합창단(s) 지휘자 심의과정에서 평가점수가 상위권이었던 지휘자를 제치고 그 지휘자보다 하위권인 지휘자를 세워 비양심적인 작태를 보여준 사례도 있었다. 이 지휘자는 심사위원들의 최측근이라고 한다. 우리가 너무나도 잘아는 심사위원들은 원로까지 포함해서 잘나가는 합창지휘자들이다. 이들은 누구보다도 양심과 공정성을 가지고 지휘자를 심사해서 선정해주었어야 했는데 불공정하게 자기사람 심기를 자행하는 추태를 저질렀다는 것이다. 심사를 한 사람들은 양심있고 정직한 합창지휘자라고는 할수 없을 것 같다. 과거 우리는 합창지휘자들의 탈선을 많이 보아왔다. 제자를 성추행한 합창교수가 있는가하면 단원을 짝사랑해 심각한 문제를 초월해 합창단을 그만두는 합창지휘자도 있었다. 그리고 몇 년 전에는 비인격적인 작태로 오케스트라에서 쫓겨나는 지휘자들도 여럿 있었다. 누구라고 하면 다 아는 유명한 지휘자들이다. 문제는 이런 문제있는 지휘자들이 몇 년 지나면 다시 대낮에 거리를 활보하며 음악계 무대를 주름잡고 있는 점이다. 물론 이들의 무대활동을 금지할 수는 없는 일이다. 그들의 양심에 맡길 수밖에 없다. 오케스트라계(시향)는 이런 문제있는 지휘자를 결코 무대에 세우는 일은 없다. 이 반면에 시립합창단은 문제있는 지휘자라 하더라도 원로 지휘자의 천거나 인맥을 통해서 아무 평가나 비판 없이 세우고 있는 것이 작금의 추한 모습이다. 양심 없이 천거하는 원로지휘자의 죽은 의식도 한심하지만 시립합창단 관계자들(시공무원 포함)의 사고빈곤의 부화뇌동(附和雷同)을 한 행태가 더 안타깝게 하고 있다.

 

각성(覺醒)과 의식전환 그리고 대곡연주의 필요성

국내 합창계는 어느 나라보다 국가나 시로부터 축복을 많이 받은 단체들이라고 할 수 있겠다.

어느 국가에도 없는 국`시립합창단이 있고 심지어 구나 군립합창단까지 있는 나라다. 그런데 이 복을 합창지휘자들이 스스로 차버리는 것을 종종 볼 수가 있다. 지휘자가 단원들과의 갈등으로 합창단이 위기를 초래한다든가 시립 단체가 특정 종교의 홍보매체로 전락해 그 기능을 상실하고 합창단의 본질을 왜곡해 사회적 문제를 초래하는 것 등이 그것이다. 전문 합창지휘자는 지나치게 종교 편향적인 사고를 가져서는 안 될 것이다. 요즘 모 시립합창단 지휘자가 무능력해서 단원들로부터 곤욕을 치루고 있고 퇴출위기에 있다고 한다. 화려한 간판에 비해서 음악적 능력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에 이런 일을 당하고 있는 것이다. 전문합창지휘자라면 적어도 인격, 능력, 그리고 리더십은 갖추고 있어야 한다. 이것이 안 되어 있으면 자멸할 가능성이 높다. 오늘날 전문 합창지휘자들 중에 인격적으로나 실력적으로나 그리고 리더십을 단원들로부터 인정받고 있는 지휘자는 얼마나 될까. 여론조사를 통해 확인한다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일부 몇몇 합창지휘자들은 99.9퍼센트 지휘자도 있기는 하다. 과대평가라고 할 수 있겠으나 누구라고 지명을 하지는 않겠으나 좌우지간 있다. 최근에 전문 합창지휘자들이 지휘하는 정기 연주회를 가보면 너무 지나치게 포퓰러리즘적이고 딜레탕트(dilettante or dilettantism)한 인상을 받을 때가 많다. 전문가는 전문가다운 면모를 보여주어야지 가벼운 음악으로 청중들을 웃기며 즐겁게 해준다는 미명하에 딜레탕트 수준으로 전락하는 현상은 지휘자의 자멸의 징조를 알리는 조종(弔鐘)이다. 그리고 요즘 시립합창단의 연주곡들을 보면 창작곡 공화국이다. 창작곡 개발과 보급이란 미명하에 세계음악사에 빛난 명곡들을 소홀히 하는 것은 청중에 대한 이율배반이라고 할수 있겠다. 정명훈 지휘의 서울시향 같이 수준 높은 명곡(masterpiece)으로 청중들의 음악적 수준을 높여가야 한다. 지휘자 정명훈은 한 시간 반이나 소요되는 말러의 교향곡 5번 한곡만 가지고 연주회를 했다. 듣기 어려운데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중간 휴식 없이 듣고 있는 청중들을 보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울 모테트 합창단(지휘 박치용)과 서울 오라토리오(지휘 최영철)도 정기연주회를 대곡 위주의 연주회를 한다. 서울 오라토리오는 음악사에 빛난 오라토리오 미사, 레퀴엠 등을 일반화된 명곡 모든 작품을 연주했다. 이제는 전문 합창지휘자들은 미국의 가벼운 앤썸류의 합창곡들 지휘를 자제하고 브람스(독일 진혼곡), 베르디(레퀴엠), 멘델스존(엘리야, 사도바울), 바흐(B단조 미사), 베토벤(장엄미사) 등 걸작품들을 지휘해서 합창의 진면모를 들려주어야 한다. 물론 이런 곡만 연주해서 들려주어야 한다는 말은 아니다. 그리고 창작곡을 연주하지 말라는 것도 아니다. 수준 높은 다양한 작품연주가 필요하다는 말이다. 그래서 청중들이 다양한 합창걸작을 향수할수 있게 하라는 말이다.

 

자멸의 조종(弔鐘)의 이탈은 프로모습

적어도 전문합창지휘자라면 간판을 앞세우기보다 최고의 음악으로 승부를 거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리고 그 음악으로 자신을 말하고 청중들을 감동시켜야 한다. 그래야 진짜 프로라고 할 수 있겠다. 오늘날 진정한 프로 합창지휘자는 있는가. 그럼 그는 누구일가. 전문(프로)합창지휘자라고 자처하는 사람은 인격, 능력, 그리고 지도력을 갖추어야 한다. 딜레탕트의식을 벗고 진정한 프로(professional)모습을 보여주라. 그렇지 않으면 자멸의 조종(弔鐘)이 울리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