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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곡 연주를 기대한다
기사작성 : 아브라함   2017-06-26 12:58

연주자(지휘자)들에게 창작곡 연주를 기대한다

/김규현(한국 음악비평가 협회 회장, 작곡가)

 

애착심을 갖고 재연해서 맛을 찾으라

국내 창작곡은 연주회에서 찬밥 신세다. 연주자(지휘자 포함)들이 연주를 꺼려하고 외면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나마 합창곡은 예외다. 작품도 문제가 있다. 고전과 낭만 시대 작품마냥 연주할 맛이 별로 없고 무미건조하기만 하다. 연습 양도 몇 배나 더 소요된다. 물론 고전과 낭만 곡들에 비해서 익숙하지 않고 새롭게 만든 창작곡이라는 면에서 생소하긴 하다. 국내 창작곡들은 현시대의 이야기를 말하는 곡들이다. 과거 이야기를 담은 고전과 낭만 양식의 노래들도 있다. 국내 창작곡들은 일반적으로 고전과 낭만시대의 음악같이 맛과 멋을 찾아보기가 힘들다. 모차르트, 베토벤, 차이콥스키 등의 음악적 맛과 멋은 기가 막히다. 듣다보면 혼()을 빼놓고 그 맛에 빠져들기까지 한다. 우리나라는 이와 버금가는 곡은 없다. 그나마 안익태의 한국환상곡이 있기는 하다. 그러나 이런 맛과 멋을 내는 곡들은 보이지 않는다. 창작곡들 중에는 이런 맛을 내는 곡들이 있을 것이다. 연주가들이 이런 곡을 발굴해서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아쉽기만 한다. 강석희의달하부루, 김정길의 추초문, 이만방의 아미타등은 이런 맛과 멋이 있을 것 같다. 고기도 오래 씹으면 맛이 난다고 창작곡도 여러 번 연주하다 보면 맛과 멋이 날 수 밖에 없다. 러시아 오케스트라들의 내한 공연을 가보면 모두라고 할 정도로 전 프로그램을 자국의 작곡가 작품들을 연주하고 있다. 부럽기만 하다. 이렇게 자국의 음악 맛을 보여주고 가니 우리나라의 오케스트라 지휘자들도 러시아의 음악 작품을 선호하고 많이 연주하고 있다. 지난 달(6월 말)에는 프랑스의 스트라스부르 국립 필하모니 오케스트라 내한 공연을 했을 때도 자국의 작곡가(베를리오즈) 작품(르 코르세 서곡과 환상 교향곡)을 연주하고 갔다. 우리나라도 이들같이 국내 창작곡을 애착심을 가지고 자주 연주하는 연주자들이나 단체들이 있기는 하다. ‘현대 음악 앙상블 소리’, ‘한 트리오’, 한국 쳄버 오케스트라(KOC 김민) ,서울 타악기 앙상블(박광서) 등이 그 단체들이다. 피아니스트 이혜경과 사람들은 국내 창작곡을 위촉한다든가 발굴해서 연주까지 하고 있다.

 

창작곡 연주를 생활화 할 필요성

과거와는 달리 우리나라의 연주자들은 고도의 연주 테크닉과 최고의 연주력을 갖고 있다. 어려운 창작곡도 거뜬히 소화한다. 오히려 작곡가들의 작곡 테크닉과 작품 수준이 연주자들의 연주력에 비해서 떨어져 보인다. 연주자들과 작곡가가 협업을 한다면 금상첨화(錦上添花)일 성 싶다. 국내 창작곡은 수 천 곡들이 있다. 모든 양식(Style&Jenre)이 작곡되어 있다. 연주자들이 곡이 없다는 말을 할 수 없을 것 같다. 웬만한 음대 음악도서관이나 서울 중앙도서관에서 악보를 다 들여다 볼 수도 있다. 심지어 작곡가들의 컴퓨터에 다 들어 있다. 열면 보인다. 문제는 연주자(지휘자)들의 관심의 유무에 있다. 연주자들이 좀 더 애착심을 갖고 창작곡 연주에 노력을 한다면 창작 음악의 국제화 내지 세계화는 시간문제다. 요즘 일부 연주자들과 지휘자들이 창작곡 연주에 관심을 갖고 자주 연주를 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아주 바람직한 현상이다. 해외 공연회에서만 창작곡 연주를 할 것이 아니라 정기 연주회 때에 한 두 곡씩이라도 연주한다면 창작곡 활성화는 빠르게 될 것이다. 연주자들이 창작곡 연주를 통해서 한국의 베토벤, 모차르트, 차이콥스키를 만들어내야 한다. 시대를 초월해서 세계의 살아있는 名曲을 만든 것은 연주자와 지휘자들이 할 일이다. 창작곡 중에는 연주자와 지휘자들이 생각하고 있는 역효과 현상은 없다. 비록 있을 지라도 상당히 우수한 곡들이 더 많다. 찾기만 하면 된다. 나인용의 , 이만방의 흐름, 이영조의황진이, 강석희부루카테나, 김정길의 추초문, 백병동의 진혼시리즈, 이건용의 봄봄, 한정훈의 미궁Ⅱ」, 박영희의 만남, 임주섭의 시조Ⅱ」 등등 수없이 많다. 작곡가들도 좀 더 많은 고민을 해서 작품을 써야 한다. 연주자들과 협업을 해서 만들면 더 좋은 작품이 나올 성 싶다. 일회용은 제발 쓰지 말아야 한다. 청중들과 호흡할 수 있는 곡을 쓰라. 성악곡 중에 합창곡은 기악곡에 비해서 이해도가 높아 활성화가 잘 되고 있다. 전문합창단을 비롯해서 아마추어까지 창작곡 연주가 연주회 프로그램 반 이상을 넘고 있다. 그러나 창작곡 지상주의는 그렇게 바람직하지 않다. 연주회의 다양성을 상실할 수 있고 획일화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창작곡 일변도 연주는 외국어 텍스트(영어, 독일어, 라틴어, 프랑스어 등)에 무지한 일부지휘자들의 기피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古典名曲은 창작곡을 낳게 한 원천(原泉)이다. 그렇기 때문에 창작곡만을 추구하고 연주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타악기 연주자 심선민 마냥 정기 연주회 때마다 한 두 곡씩 창작곡을 자주 연주한다면 활성화도 잘 될 것이고 프로그램도 다양해서 좋을 것이다. 이제라도 연주자나 지휘자들이 창작곡 재연을 통해서 세계 음악 역사에 큰 획을 긋는 노력을 해야 한다. 이렇게 할 때 우리 창작곡이 세계적인 명곡(名曲)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제는 연주자나 지휘자들이 창작곡을 찬 밥 되게 하지 말아야 한다. 결론적으로 말해서 창작곡 연주는 연주자들의 의지와 노력의 유무(有無)에 달려 있다. 이것을 의지와 노력이 있는 창작곡 연주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