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개 참여 오케스트라들 중에 일부 몇몇 악단을 제외하고 대체로 오케스트라 사운드가 양호했다. 특히 국내 오케스트라들이 제일 문제됐던 호른 소리도 많이 좋아졌다. 그래도 창원시향과 전주시향은 이 문제를 아직도 해결 못하고 있었다. 특히 가장 지명도가 높고 우수했던 서울시향 연주는 연주 수준이 상당히 떨어져보여감동도 주지 못했다. 우수한 오케스트라가 능력이 안 된 지휘자의 서툰 해석과 지휘로 인해서퀄리티가 떨어지는 연주를 한 것이다. 이 반면에 우수한 소리의 최고 연주를 보여준 오케스트라들은 KBS향, 대구시향, 대전시향, 경기필, 광주시향 등을 들 수 있겠다. 강릉시향 연주는 지휘자(정민) 해석은 우수한 반면 악단 소리가 정리가 안 되어 있어 퀄리티가 떨어져보였다. 참여 악단들의 근본적인 문제는 작품 연주 양식이 갖고 있는 미학적 표현 접근과 그 뉘앙스 살리기가 빈약했던 점이다. 예를 들면 베토벤 작품이 갖고 있는 내면의 음악 특성과 미라든가 말러 작품에 내재한 음악적 사상이나 철학적 미 등을 끌어내서 정확히 만들지 못했던 점이 그것이다. 다시 말해서 위 두 작곡가의 작품이 갖고 있는 뉘앙스(Nuance)나 고유 음색을 차별성있게 만들지 못한 것이다. 그러나 대구시향의(박진현) 경우 이런 면을 상당히 잘 보여주었다. 그밖에 강릉시향의 정민, KBS향의 알란 볼코프, 제주도향의 장윤성, 강남심포니의 데이비드 이 등의 오케스트라와 지휘자는 이런 점을 잘 보여주었다. 그러나 문제는 반 이상의 오케스트라들이 협연자와의 음악적인 균형미를 갖지 못했고 서로 전쟁하듯 한 연주를 했고 단원들의 음악적인 인지도가 문제였지만 지휘자가 이 문제를 음악적인 균형미 있게 만들지 못한 점이 더 커보였다. 물론 협연자들 중에 여럿은 악단과 전쟁하듯 한 연주자도 있었다. 반면에 대전시향(여자경)은 이 점을 예술적으로 잘 만들었다. 과거에도 그랬지만 참여 악단 연주에서 가장 문제를 야기한 악기군은 금관악기들이다. 특히 호른과 트럼본 소리가 음악회의 협조적 방해꾼이 됐다. 그러나 KBS향, 광주시향, 국립심포니 등은 이 문제들을 잘 해결했다. 단원 100명이 넘는 오케스트라는 앙상블과 음악적 균형미는 기본이다. 그리고 많은 악단들이 저음(Bass)이 빈약했던 점도 문제였다. 소위 공통 관습 시대 음악 작품들을 연주하면서 앙상블이 섬세미가 빈약했던 것은 문제였다. 악단들이 능력있는 지휘자를 세웠느냐에 따라서 오케스트라들의 연주 수준이나 질이 결정 됐듯이 실력있는 지휘자를 세운 일은 매우 중요했다.
협연자들의 연주 평가
17명의 협연자들은 그야말로 최고의 연주자들이었다. 그리고 모두라고 할 정도로 젊은이들이었다. 피아노가 8명, 바이올린 4, 첼로 2, 비올라 1, 플루트 1, 더블 베이스 1, 바순 1, 클라리넷 1 등이 그들이다. 대체적으로 일부 몇몇 연주자들을 제외하고 전체 협연자들의 연주력은 상당히 높았다. 그러나 두 세 명 정도의 연주자들은 높은 테크닉보다는 연주 의식 상태가 문제였다. 연주력 과시를 앞세웠기 때문이다. 이들의 협연은 연주 테크닉은 세계적이라고 할 정도로 우수해보였다. 일부 협연자들은 오케스트라 연주 수준보다도 퀄리티가 높은 연주자들도 있었다. 문제는 우수한 테크닉에 비해서 깊이있는 연주가 덜해 보인 점이다. 그러나 이들에게서 해석 접근과 표현 접근 상에서 살만한 몇 가지 공통점을 보여준 것은 높이 살만했다. 즉,
1. 작품에 대한 인식된 연주
2. 작가적 뉘앙스 표현 접근 우수
3. 연주곡에 대한 연주력과 구성력
4. 악단과의 음악적 형식 및 산출
5. 아티큘레이션과 프레이징 우수
6. 탄력성과 유연성 있는 표현 접근
7. 체계적인 완성도 면모
등이 그것이다. 이와 같은 우수한 능력의 협연자들임에도 불구하고 아쉬움은 오케스트라와 지휘자 그리고 협연자 등의 삼위일체된 완성도 높은 음악적 구조가 튼튼하지 못했던 점이다. 음악은 시간 예술이라는 면에서 상호 협력 관계가 있어야 제대로 된 음악 예술이 만들어질 수 있다. 이번 협연에서 최고치를 낳은 협연자들은 KBS향의 사야카 쇼우지, 국립의 김태형, 대전의 백주영, 부산의 박재홍, 제주의 조재혁, 부천필의 박지윤, 수원의 차오원뤄, 강남의 김규연, 대구의 임채문, 전주의 아르세니 문 등이고 그 다음치는 인천의 윤혜리, 광주의 이상은, 창원의 문지영, 청주의 신경식, 전주의 조인혁, 김민주, 그리고 그 다음치는 서울시향의 이상 엔더스 등이 그들이다. 외국 연주자들 4명이 참여했지만 국내 연주자들은 대부분 유망주들이고 세계적인 경쟁력도 갖추고 있었다. 이 반면에 진주시향의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 연주의 독창자들 4명의 연주는 음악적 완성도가 떨어진연주였고,앙상블도 부조화였다. 가사 발음도 부정확했다.그리고 부산시향의 말러 교향곡 4번 4악장에서 연주한 소프라노 박미자 노래는 말러 음악연주양식과는 격이 맞지 않았다. 작가적인 고유한 뉘앙스 살리기도 빈약했고 가사 발음도 투명하지 못했다. 그리고 그녀의 성숙하지 못한 가창은 매끄럽지 못했고 말러 음악의 깊고 품위있는 양상에 비해서 그 반대 현상을 보여준 연주였다. 합창을 한 국립 합창단과 위너 오페라 합창단 연주는 전문 연주 단체라는 것이 부끄러울 정도로 부실했다.
지휘자들의 해석 접근과 지휘력 평가
금년은 어느 축제보다도 지휘자들의 세대 교차가 많았다. 청주 시향의 김경희, KBS향의 알란 볼코프, 제주도향의 장윤성, 대구시향의 박진현, 전주시향의 성희선, 수원시향의 최희준 등 몇몇을 제외하고는 3, 40대 젊은 지휘자들로 바뀐 것이다. 창원시향의 김건, 인천시향의 정한결, 광주의 이병욱, 강릉의 정민, 강남의 데이비드 이, 국립의 윤한결, 대전의 여자경, 진주의 정인혁, 부산의 홍석원, 서울의 최수열, 경기의 김선욱 등이 그들이다. 특히 지휘 경험이 부족한 젊은 지휘자들 대부분은 오케스트라 사운드와 앙상블을 정확히 듣지 못하는 지휘자들도 상당히 많았다. 지휘자들대부분 문제점들은
1. 연주 작품이 갖고 있는 고유한 뉘앙스 살리기가 빈약했던 점
2. 예술적으로 음악을 다듬지 못한 점
3. 오케스트라 사운드의 음악적 균형감있게 만들지 못한 점
4. 종지 지휘 패턴의 Cut-off가 음악과 맞지 않고 서툰 점
5. 해석과 표현 접근이 확실하지 못한 점
6. 협연자와 오케스트라와의 음악적 균형감을 동일하게 만들지 못한 점
7. 음악을 끌어내어 지휘하는 테크닉 구사가 빈약했던 점
그리고 지휘자들의 약점은 대체적으로 오케스트라 소리나 악기군 간의 조합(Combination)을 정확히 감지하고 만들지 못했고 문제 악기의 소리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점이었다. 지휘자는 의욕과 폼만 가지고 음악을 만들어가는 자는 아니다. 작품이 가지고 있는 본질을 알아야 정확한 해석과 연주로 제대로 된 음악을 만들 수 있다.
나가면서 하는 말
이번 축제는 37년사 중에서 가장 신선해보였고 가장 젊은 축제였다고 할 수 있겠다. 연주회장 앞마당에 대형 스크린에 음악회 현장 중계라던가 디지털 스테이지 생중계 등은 많은 청중들을 배려했다는 면에서 살만했다. 그리고 청중들을 위한 곡 해설들도 생산적이었다. 축제 주제인 ‘새로운 시작’에 걸맞게 연주의 팸플릿도 무게감있게 한 권의 책으로 만든 것은 축제의 변화를 보여준 좋은 결과물이었다. 그러나 연주곡이 구태의연했다던가 음악회 프로그램의 프레임워크 변화의 필요성 그리고 협연자들의 다양성 등은 변화를 했으면 하는 마음이다. 협연자들을 젊은 연주자들만으로 세우지 말고 다양한 연주자들로 세웠으면 더 좋을성 싶었다. 청중 동원은 성공했다. KBS향, 서울시향, 국립심포니, 경기필 등 네 단체 연주회는 합창석까지 모두 청중들의 자리가 되었는데 보기가 좋았다. 이제라도 현대음악도 연주하고 국내 작품들도 연주해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메시앙의 투랑갈릴라 교향곡도 연주하고 리게티의 Atmosphere, 홀스트의 행성, 그리고 국내 작품 강석희의 달아, 나인용의 태 등도 연주해서 축제를 풍부하게 만들어가야 한다. 그리고 지휘자들의 의욕이 돋보였으나 음악 전반적인 인지도가 필요해보였다. 이번 축제를 포괄적인 평가를 한다면 최고였다. 신선했고 다양했고 체계적이었고 전국적인 관현악 대축제가 되었기 때문이다. 끝으로 주최 측의 헌신과 노력을 높이 사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