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역사를 볼 때 교회음악은 특별한 음악이다. 그 기능이 神(God)을 찬양하고 전도와 교육을 위해 그 존재가 막중하다. 하나님께 드리는 찬양은 한치의 허점이나 모순이 없어야 한다. 이런 음악의 기능을 매년 교육하고 있는 한국교회음악협회(이하 협회)가 획기적인 합창 세미나(이하 세미나)를 연 지 금년이 56해 째가 된다. 최근까지는 참가자들이 1000여 명 정도 보였으나 올해는 그 절반인 3, 400명 정도로 확 줄은 것 같다. 금년 세미나를 보면 40명이라는 강사들을 세웠다. 강의 내용들이 재래시장의 모습을 연상케 한다. 참가자들에게 불필요한 싸구려들을 마구 팔고 있는 기분이 들었다. 작고한 선배 세대들은 이런 짓을 안했다. 그야말로 순수하고 깨끗한 교육을 한 것이다. 3일 간(7월 28일-30일 사랑의 교회 본당) 세미나의 전체 구성은 선택 수업 7번, 참여 출판사들의 성가 소개 4번, 역시 각 출판사들의 계절 칸타타와 찬양 곡집 소개인 리딩 선택 2번, 목회자의 말씀을 듣는 영위양식 1번, 그리고 정례 예배 1번 등 열 다섯 강좌가 있었다. 그리고 3일 간 저녁에는 선교 합창단과 성가대가 연주하는 찬양 축제(19개 팀) 등이 있었다. 선택 수업은 순수 강의 시간이라고 한다면 성가 소개나 리딩 선택은 참여 출판사들이 발행한 성가곡집을 팔아주는 장사같은 강의 시간이다. 사자성어의 과유불급(過猶不及)이란 말이 있다. 지나침은 미치지 못함과 같다란 말이다. 4일 간에 참가자들이 21과목을 소화해야 한다. 분반도 들어가야 한다. 황당한 것은 “리허설 테크닉과 합창의 모든 것”이라는 강의 제목이다. 이 강의를 한 12명의 강사들한테 이 주제 내용을 구체적으로 설명하라고 한다면 정확히 답할 강사가 몇 명이나 있을까. 리허설 테크닉 내용만 하더라도 책 한 권이 되고 합창 이론만 해도 책이 여러 권이 될 수 있다. 필자가 이 책들을 가지고 있기에 하는 말이다. 배웠다는 자들이 그것도 교회 성가대를 지휘한다는 자들이 무지한 참가자들한테 이런 거짓말을 해서야 되겠는가? 협회가 교회 음악 하기 대학을 획기적인 합창 세미나로 간판을 바꾸어 열면서 세속화된 것은 물론 소위 주도권(?)을 잡은 일부 사람들이 유유상종하면서 세미나 행사를 휘어잡고 있는 것도 문제로 보인다. 도대체 3박 4일간 여는 세미나에 강사 40여 명(강사 36명, 목회자 4명 등)이라니 세계 기네스북에 들어갈 코미디다. 세미나는 촌스러운 간판도 바꾸어야 할 것이고 더 이상 떠벌리지 말고 순수하게 해야 존재가 있다.
합창 교수들의 엉터리와 찬양 축제의 모순과 허구
3일 간 열린 찬양 축제만 보더라도 연주곡만 성가곡이지 사랑의 교회 성가대만 제외하고 출연 팀 16개 단체가 모두 일반 정장을 하고 연주한 것은 교회 음악 세미나라고 볼 수 없다. 정장하고 연주한 것만 보더라도 이런 행태는 주최자들 스스로가 교회 음악가를 포기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세미나는 참가자들에게 어느 음악을 어떻게 찬양을 드려야 되는지 가르쳐주는 교육장이다. 그런데 주최자들이 세속 음악가들의 의식 구조를 버리지 못한채 교회 음악을 가르치는 모순을 초래하고 있다. 한국합창총연합회의 ‘한국합창심포지움‘과 다를 게 없다. 세미나는 합창 지휘법이나 연주법만을 가르치는 장소로 전락해서는 안된다. 심지어 교회 음악의 위선자(H)까지 강사로 세운 저급한 세미나를 하고 있는 것이다. 반드시 필요한 몇 과목만 가르치더라도 심화 교육을 해야 한다. 교회 음악 약사, 해석법과 연주법 원리, 합창 발성과 발음법, 합창곡 분석법, 지휘법 원리, 합창곡 시창법 등이면 족할 것이다. 무례한 말이겠지만 이번 세미나에서 강의한 강사들한테 C. Dickinson의 “주의 이름 크시고 영화롭도다”를 구성, 구조, 화성, 대위 기법, 곡 양식과 연주 양식, 작곡 기법 등 전반적인 것을 구체적으로 분석하라고 한다면 정확히 분석할 사람은 몇 명이나 될까. 이 곡만 아니고 Malotte의 “주기도문”도 이 방식으로 정확히 분석할 지휘자들은 아마 없을 것이다. 음악 교육, 특히 교회 음악 교육은 얄팍한 지식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다. 3일 간 있었던 찬양 축제를 봐도 연주가 제대로 체계가 안 잡혀있고 소위 합창 교수라는 지휘자도 엉터리들이 많았다. 몇 가지 문제들을 보면 아티큘레이션 처리가 섬세하고 투명하지 못했고 연주곡이 갖고 있는 고유한 뉘앙스(냄새) 살리기가 빈약한 점, 예술적으로 다듬지 못한 점(미학적인 표현 접근 등), 성부 간에 균형감 유지 결여, 앙상블의 빈약성, 블렌딩 결여 등이다. 아름다운 소리만 가지고 음악이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대체로 일부 몇 몇 단체만 제외하고 합창 소리는 무난해보였다. 문제는 대부분 지휘자들의 지휘가 음악을 끌어내어 만드는 지휘가 안됐다든가 발성에 대한 무지가 문제들이다. 이번 축제에서 참가자들에게 큰 교육이 됐고 모범이 된 우수한 연주는 이상길 지휘의 이상길 코랄이었다. 전문 합창단도 아닌데 필자가 앞에서 언급했던 문제점들을 모두 잘 해결해서 보여준 최고의 연주였다. 그리고 박신화 지휘의 영락교회의 갈버리찬양대도 찬양의 모범을 보여준 우수한 연주였다. 특히 예배 음악의 미학적 표현 접근과 음악 만듦은 높이 살만했다.
세미나 간판을 획기적인 혁신을 해서 제대로 교육하라
제발 부탁은 연주 도중 마이크를 사용하지 않았으면 한다. 악기를 사용하면 연주가 균형감과 생명력을 가질 수 없기 때문이다. 선곡은 대체로 빈약했다. 좋은 명성가들이 많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연주곡들이 쇼맨쉽같은 인상을 주었다. 이제라도 무반주 연주를 많이 했으면은 좋을성 싶다. 끝으로 강조하고 싶은 점은 주최자들이 제발 이것저것 떠벌리지 말고 심화 교육을 해가라. 그리고 일부 기득권자들만이 끼리끼리하며 집안 잔치만을 하지 말라. 좋은 인재들이 주위에 많은데 인맥, 학연, 지연 등만을 따져서 좋은 인물들을 배척하지 말아야 한다. 그래야 생산적인 세미나가 이루어질 수가 있다. 현재 세미나는 56년 사를 갖고 있지만 정체성이 없어보인다. 획기적인 합창 세미나라는 세미나 간판만 보아도 교회 음악 세미나와 전혀 맞지 않는다. 도대체 획기적이라니. 세미나가 획기적한 것이 무엇이란 말인가. 사전적의미는 ‘한 시대를 마치거나 새로운 시기로 들어가는 것처럼 뚜렷함’이다.
현실을 직시하고 협회의 협조적 방해꾼들은 퇴출하라
교회 음악은 세속 음악과는 달리 특수한 종교 음악이기 때문에 이 음악을 하는 자들은 순수해야 한다. 획기적인 합창의 합창만 보더라도 교회음악 강좌에 바람직한 어휘 단어는 아니다. 세미나는 그런 데로 의미는 있다. 이제라도 간판을 모두 바꾸라. 그러면 21세기 교회 음악의 새로운 면모나 이미지가 변해보일 것이다. “교회 음악 심화 교육 플랫폼”, “교회 음악 심포지움”, “교회 음악 심화 워크샵”, “교회 음악 심화 세미나” 등도 생각해볼만한 세미나 제목들이다. 문제는 협회 구성원들의 의식 구조가 변해야 한다는 점이다. 자기 제자, 자기 측근 등 끼리끼리하는 조직체가 되면 발전할 수가 없다. 먼저 세미나 간판부터 바꿔 교회 음악 이미지를 주는 간판으로 만들어가야 한다. 획기적인 합창 세미나는 21세기 최첨단 시대에 한물 간 촌스러운 간판이고 세속적인 이미지를 갖게 하는 간판이다. 제발 세미나 간판을 바꾸고 새 시대의 교회 음악 강좌나 강습회에 걸맞는 새로운 세미나 간판으로 교육을 해가라. 수십 년간 사용한 낡은 간판에 집착하고 있는 자들은 결코 발전할 수가 없다. 과감한 혁신을 통해서 세미나 간판을 바꾸어 나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세미나는 정체만 될 것이다. 주최자들의 의식 구조 변화와 현실 직시가 필요한 때가 작금이다. 세미나의 협조적 방해꾼이 되고 있는 임원들은 협회 발전을 위해서 양심적인 마음을 갖고 퇴장을 해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