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시작(The New Beginning)란 주제로 열린 2025 교향악축제(이하 축제)는 금년이 37회를 맞았다.그동안 축제는 한국의 교향악단 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했다.전국의 많은 시립 교향악단(시향)들을 탄생케했고 발전할 수 있게 동기 부여도 해주었다.참여 오케스트라 18개 악단 중에서 13개 악단이 시향들이고 나머지 유수의 다섯 오케스트라들은 국공립과 도립 악단들이다.국립(KBS향,국립심퍼니),도립(제주,경기),그리고 공립(강남심퍼니)등이 그것이다.과거와는 달리 금년 축제는 일부 몇몇지휘자들(김경희,일란 볼코프,장윤성,성기선)을 제외하고 모두 젊은 지휘자들이 바톤을 잡았다.외국 지휘자는 단지 두 명(KBS향의 일란 볼코프,부천시향의 아도리앙 페뤼숑)뿐이었다.협연자들은 외국인 4명을 제외하고 국내 연주자들이었다.협연자 모두(17명)는 세계적인 연주자들을초청했다는 면에서 연주회 기대가 커보였다.금년 협연자들의 협연 장르별로 보면 피아노 8명,바이올린 4, 첼로 2, 비올라 1, 플롯 1, 더블 베이스 1, 이중 협주곡 2 등인데 언제나 그렇듯이 피아노와 바이올린이 제일 많았다.참여 오케스트라들은 국내 최고 악단들이다.KBS향,서울시향,국립심퍼니,부산시향,경기필,대구시향,부천필,인천시향,광주시향,수원시향,창원시향,강릉시향,청주시향,대전시향,강남심퍼니,진주시향,제주도향,전주시향 등 18개 악단들이 그것이다.이들의 연주를 중심으로 ‘연주곡 장르 분석과 평가’, ‘협연자 연주 평가’,‘오케스트라 연주 평가’, ‘지휘자의 해석과 지휘 평가’ 등으로 나누어서 해석 접근과 표현 접근의 음악적 완성도 유무,그리고 작가적 뉘앙스 살리기의 연주 양식 접근 유무 등을 기준치로 해서 포괄적인 연주 평가를 했다.
연주곡 장르 분석과 그 평가
18일 간의 연주할 곡은 총 42곡이다.악단 별로 두 곡내지 세 곡을 연주한 결과다.연주회 프로그램 프레임워크는 협주곡과 교향곡 연주가 주가 됐는데 한 곡을 더 얹어서 연주한 악단들도 여럿 있었다.과거는 말러나 모차르트와 베토벤 작품 연주 선호도가 많았는데 금년은 특히 러시아 작곡가들의 작품연주가 가장 많았다.그것도 국내 악단에서 제일 많이 연주되는 다섯 작곡가들의 곡들이다.림스키코르샤코프,차이콥스키,무소르그스키,라흐마니노프,쇼시타코비치 등이 그들이다.주로 축제때 가장 많이 연주됐던 독일 작곡가들작품들은 이번에는 열 곡에 불과했다.각국의 작곡가들작품 연주 현황을 보면 러시아 14곡,독일 10곡,오스트리아 5곡, 프랑스 4곡, 체코 2,덴마크 1,이탈리아 1,헝가리 1,폴란드가 1곡등이다.한국 작곡가들의 작품 연주는 전무했다.연주될 42곡을 시대적으로 볼 때 고전,낭만,근대 음악 등 3세기로 나누어 볼 수 있었다.고전 음악이 5곡,낭만 음악이 28곡,근대 음악이 9곡(인상파 4곡) 등의 작품들이 연주될 것이다.연주될 곡들의 작품 양식(Style)은 교향곡 15곡,협주곡 18, 서곡 3,모음곡 2,기타 4 등 다섯가지 양식을 볼 수 있었다.이번 축제에서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앞에서 언급한 러시아 작곡가5인방의 작품들이 축제를 잠식했다는 점이다. 어느 나라 작곡가들작품보다도 연주 효과가 지대한 러시아 작곡가들의 작품들이 지휘자들의 시선을 끈 것 같다.차이콥스키 3곡,무소르그스키 2곡,쇼시타코비치 2, 라흐마니노프 4, 림스키코르샤코프 1등이 그들이다.그밖에 작품 연주들 작곡가들을 보면 베토벤 3곡,말러 3곡,브람스 2,모차르트 2, R슈트라우스 2곡 등이다.그래도 많이 연주될 작곡가들이다.연주될 곡들을 분류해보면 지휘자들의 심리를 볼 수가 있고 음악적 능력도 어느 정도인가를 파악할 수 있었다.오케스트라 연주곡은 지휘자들 자신의 생사를 가리는 지대한 문제를 야기할 수있다는 면에서 러시아 작곡가들의 작품 연주를 안 할 수 없었을 것이다.그리고 어느 작곡가의 작품을 연주하느냐에 따라서 지휘자의 이미지와 권위가 결정되기 때문에 몇몇 지휘자들은 무리한 선곡을 한 것도 볼 수 있었다.요즘 내한 연주를 하는 외국 오케스트라의 지휘자들을 보면 대부분 자국의 작곡가들 작품을 연주하는 것을 볼 수있다.이 점은 지휘자들이 가져야 할 당연한 의무라고 할 수있겠다.이런 면에서 국내 지휘자들도 우리 나라 작품들을 연주하는 노력을 했으면 좋을성싶다.국내 작품은 산더미같이 쌓여있다.지휘자들이 찾지를 않아서 그렇지 우수하고 세계적인 작품들은 많다.나인용의 태(太)나 가야금 협주곡, 강석희의 달하 나 긴 노래,이만방의 관현악을 위한 무당,윤이상의 예약과 그의 교향곡들,우종억의 바이올린 협주곡 비천 등연주할만한 곡들은 얼마든지 있다.국내 작품 활성화를 위해서 예술의 전당이 작품 공모를 하지 말고 작품 은행(The Bank of works)을 만들어 지휘자들과 오케스트라에 정보 제공을 한다면 어떨까.
이제라도 국내 악단들이나 지휘자들은 외국 곡 연주에서 머물지 말고 국내 창작곡 연주를 통해서 세계화 내지 국제화를 할 때도 됐다. 그 넓은 외국에서 공부하고 돌아온 지휘자들이 편협된 사고로 음악을 하는 것은 위험한 일이다. 지금이라도 과감하게 국내 작품들을 연주하는 의식있는 지휘자들이 많이 출연했으면 한다. 세계의 최고 강대국인 미국의 고전과 낭만 음악 문화를 보면 러시아의 그것과는 비교가 안 된다. 이번 축제에서 전혀 볼 수 없었듯이 미국 작곡가들의 곡은 우리나라와 함께 한 곡도 연주가 없었다. 그만큼 러시아같이 음악 문화 유산이 없기 때문이다. 이왕 21세기의 의식있는 지휘자들이라면 그동안 많이 연주했던 곡들을 탈피해서 혁신적인 자세를 보여주라. 우리가 흔히 자주 들었던 고전과 낭만곡들을 축제에서 또 들어야 하는 선곡의 식상함은 없어야 한다. 브람스의 바이올린 협주곡과 교향곡 4번(수원시향), 차이콥스키의 두 곡 피아노 협주곡 1번과 교향곡 2번(강릉시향), 라흐마니노프 두 곡 피아노 협주곡 3번과 교향적 무곡(제주도향), 그리고 러시아의 두 작곡가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2번과 차이콥스키의 교향곡 4번(국립 심포니) 등을 보면 그렇다. 축제 주제가 “새로운 시작”이란 것을 알면서도 구태의연한 선곡은 모순이다. 지휘자들의 과감하고 혁신적인 선곡이 없으면 축제 발전은 기대할 수 없다. 21세기의 한국 오케스트라와 지휘자들은 한국이란 정체성을 찾아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번 축제에 국내 작품 연주가 전무했다는 것은 지휘자들이 반성해야 한다. 국내 작품 연주를 통해서 축제를 더욱 빛내는 지휘자들이 많이 나와야 창작음악이 활성화가 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