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쯤에서 유럽과 우리의 관악 앙상블이 어떻게 다른지를 생각해 보자. 무엇이 어떻게 다르고 어떻게 좋은지 말이다. 물론 우리와 유럽 음악인들이 음악을 어떻게 받아드렸는가가 핵심 사항일 것이다. 우리에게는 우리 음악인 국악이 있다. 그 국악은 음악성적으로나 음악의 현학적, 철학적, 희화화라는 점에서 정신적인 음악으로는 고도화한 음 예술이다. 그 고도화한 음악은 예술적 인식만 발전해서 온 게 우리 국악의 현재다. 그러나 서양은 음악에 대한 인식부터가 다르다. 이 시리즈를 시작하면서 언급했듯이 그들은 물리적 현상의 수학적 인식에서 시작했다면 우리는 음의 음악적, 현학적 질서만을 추구한 예술이 음악 예술의 차이고 현실이다. 이 차이는 우리가 서양음악을 받아들이면서도 예외가 아니었다. 이 때문에 그들은 무한 발전의 길을 걸었고 그 길에서의 현대는 한 현상으로 매너리즘에 빠져 있는 게 서서히 나타나고 있는 것도 한 현상이다. 여기서 스스로가 자각하는 현재 그들의 미의식의 한 현상을 보자. 즉 빈필은 아직 인지하고 있지 않거나 어떤 시도도 드러나지 않지만 베르린 필이나 뉴욕필에서 새로운 인식의 지휘자라고 받아들인 페트렌코나 쯔베덴을 보자. 두 오케스트라 모두 역사적으로나 현재까지도 세계 최고의 오케스트라로 모두가 인정하고 있다. 그런 최고의 단원들 일부가 무언인가 있다는 막연한 자각에서 자신들이 어떻게 변한지 모를 오케스트라를 위해 각 각 두 지휘자를 받아들인 것이다. 자신들도 막연히 느껴지는 어떤 아쉬운 감각적 인식으로 새로운 지휘자를 받아들인 것이다. 그들의 세계적 위상이나 오케스트라의 자존심으로 보면 우리로서는 상상이 안 되는 파격적인 일이다. 그러나 그들은 무엇인지 정확히는 모르지만 인정했고 그 해결을 위해 받아들였다. 그들을 받아 들인지 5년이 지났다. 과연 달라졌나. 아니다. 절대 아니다. 여기서 생각해야 할 것이 그들의 용기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높이 사야겠지만 좀 더 신중하게 자신들을 냉정하게 분석하고 막연하게가 아니라 제대로 정확히 분석하고 철저히 대비했어도 오늘의 실패?의 결과가 나왔을까. 여기서 분석이란, 물론 스스로가 자신을 객관적 입장에서 자각한다는 것이고 그 자체가 쉬운 일은 아니다. 만약 그들이 자신들이 자각하게 느꼈던 내용을 음악학자나 평론가등에게 토로하고 그들의 고언을 들었다 해도 오늘의 결과가 나왔을까. 아마도 더 발전적인 어떤 다른 결과에 이르렀을 것이다. 물론 그들 음악학자나 평론가의 평가가 잘못됐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처럼 전혀 무덤덤한 결과가 나오지는 않았을 것이다. 예전에는 TV에서 클래식이 방영되는 건 신년에만 가능했던 걸로 기억된다. 그것도 KBS에서만 가능한 일이었다. 그때 가장 부러웠던 게 어느 지인이 뉴욕을 갔고 그것도 연말에 이었는데 호텔에서 자기 전 TV에서 바그너 "링"을 방영하는 걸 보고 잤는데 새벽에 깨보니 그때도 “링”을 방영하고 있다는 말을 듣고 그런 현실이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었다. 그러나 우리도 요즈음은 클래식 전문 채널이 세계 최고의 오페라 하우스나 콘서트의 연주를 주로 녹화지만 선택만 하면 아무 때고 볼 수 있게 되었다. 왜 이렇게 이런 예를 드느냐 하면 여러분도 TV를 통해 그들의 문제점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 때문이다. 이런 지적은 여러분의 문제적 발전의 한 지표가 될 수도 있기 때문에 문제 의식을 가지고 볼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