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세계 오케스트라들은 왜 발전보다 일정한 테두리에서 반복만을 계속할까. 물론 발전은 한다. 그렇지만 그 변화가 큰 틀에서 보면 정해진 듯한 테두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미세한 발전과 변화만을 반복하고 있는 것이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허망한 듯 생각할 수 있지만 그것은 분명 악보 음악의 오리지낼리티와 오케스트라의 앙상블 음향 때문이다. 이런 생각을 해 보자. 솔리스트들은 세계적인 명기 갖기를 원한다. 왜일까. 바로 전달력과 톤의 미감이 갖는 음악적 설득력 때문이다. 오케스트라는 그 자체로 이미 거대한 음향구성체인데 콘서트홀이 얼마나 넓고 대단하다고 전달문제에 의혹을 가질까. 아니다. 음악은 전달력의 예술이기 때문이다.훌륭한 연주도 당연히 중요하지만 연주된 음악이 얼마나 분명하게 청중에 전달하고 정확하게 전달하느냐는 연주 이상으로 중요하다. 우리는 가끔 일상에서 분명하지 않은 의사 전달로 인해 오해를 유발하고 그 오해로 고충을 당하기도 한다. 음악도 예외가 아니다. 분명하고 정확한 전달은 설득력과 직접 관련이 있기 때문에 좋은 연주 못지 않는 중요성을 지니게 되는 것이다. 오케스트라 클리닉도 이 문제를 중시해 악기 쓰기를 통해 앙상블 사운드의 향상에 집중하게 된다. 이게 앙상블 주법에 의한 앙상블 음악의 절대 중요성이다. 물론 음악 클리닉은 문제점만 바로 잡는 일만 하는 게 아니다. 음악 클리닉은 크게 세 장르로 분류된다. 클리티컬과 멘탈, 에두케이셔널 클리닉이 그것이다. 클리닉은 문제점들을 바르게 하는 게 주 임무지만 음악적 이상이 지향되도록 하는 건 궁극적인 목적이다. 세분된 장르로는 솔로 클리닉과 다양한 구성의 앙상블 클리닉, 합창과 오케스트라 클리닉으로 구분된다. 엄격한 의미에서 오케스트라 클리닉은 앙상블 클리닉에 포함된다. 작품이 지닌 다양한 앙상블 구조가 발전되어 가는 게 오케스트라이기 때문이다. 오케스트라 클리닉은 합창 클리닉보다도 무한한 조건들을 포함하고 있어서 그만큼 난제들이 많다. 어떤 때는 구성원 전체를 대상으로 개인적이거나 파트적등으로 클리닉 하기보다 아예 앙상블 주법으로 클리닉을 적용하면 더 이상적으로 나아갈 수 있기 때문에 앙상블 주법이 강조되는 것이다. 특히 오케스트라에서 앙상블 사운드는 고도화한 음향학적 실체로 나타나기 때문에 음향학적 해결책은 필수다. 음악적 사운드는 앙상블 과정에서 볼륨 증가가 아닌 볼륨 감쇄를 가져오기도 하기도 한다. 왜 그럴까. 바로 각 악기가 지닌 배음이 볼륨 증가와 억제에 의해 이루어지는 상승과 감쇄 작용을 하기 때문이다.
사실 음악 음향학에서는 음정이 수학적 진동으로 기록된다. 물론 당연한 말이지만 연주가들이 수학적 진동론을 공부할 필요는 없다. 그건 유럽이나 선진국도 마찬가지다. 연주를 통해 고도화한 수학적 진동론이 자연히 해결된다. 즉 화성음들을 음악적으로 연주하다 보면 앙상블 구도가 집중력이나 수준에 따라 거기에 맞는 정도가 자연히 형성된다. 다만 지휘자는 그 화성의 수학적 현상을 정확히 알아야 한다. 특히 이때 앙상블 음색에서 나타나는 각 악기의 음향학적 음색을 정확히 알면 바로 오케스트라 발전을 최상이 되게 이끌 수 있다. 이 문제는 뒤에서 자세히 다시 논하게 될 것이다. 이렇듯 앙상블의 수학적 문제는 화성적 인식을 음악적 연주로 풀 수 있다. 즉 그 앙상블 현상이 집중된 연주로 자연스럽게 해결되고 풀린다는 말이다. 때문에 연주가들은 연주에 대한 집중만으로 해결이 가능한 것이다. 그러나 수학적으로 보면(음악적으로도 같은 경우지만) 무한 변수 음정이 앙상블에서 나타나기 때문에 집중력은 그만큼 중요하다. 특히 앙상블 음정이 틀렸다면 주자들에게 노래하게만 해도 해결된다. 이게 음악음향학적 음정의 연주로서의 해결책이다. 역사적인 대 지휘자 A. 토스카니니가 그렇게 반복적으로 되뇌었던 노래하라는 그래서 음악적 아름다움으로 나타난 것이다. 이렇듯 노래를 하게 한다는 것은 그만큼 자연스럽게 앙상블 선율을 만드는 방법이기도 한 것이다.
앙상블 주법의 핵심은 음가 절대 치의 실천이다. 즉 심리적인 음가를 실천하면 연주자의 음악성이 좋아지고 앙상블 구도가 좋아진다. 생각해 보자. 지휘자의 지시에 따라 단순한 음악적 인식에 의한 악보를 보우나 호흡으로 연주한다는 것은 음정에서도 문제가 되지만 그렇게 연주된 음악은 생명력있는 연주라기 보다 연주 자체만 있는 행위이기 때문에 깊이 있는 앙상블 음악을 도출하기 어려운 것이다. 그러나 심리적인 앙상블 음가로 연주한다면 음악에 생동감도 있고 지휘자의 의도에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할 여건이 자연스럽게 만들어진다. 즉 오케스트라 클리닉은 심리적인 음가 연주만 전해줘도 오케스트라 발전의 기본은 마련된다. 만약 자연스럽게 심리적인 음가를 구사한다면 앙상블 사운드는 물론 앙상블 음악성까지 그에 이르는 과정에서 오케스트라는 자연스럽게 이상적인 연주단체로 발전되어 있을 것이다. 문제는 오케스트라가 지휘자의 음악적 요구를 얼마나 충실히 이행할 여건이 조성되어 있느냐다. 그래야 세계적인 오케스트라로 거듭날 수 있기 때문이다.
